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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 20억, 인력 55명 쓰고도 보육혼란 자초한 복지부

세종=정현수 기자 입력 2016. 06. 23. 06:06 수정 2016. 06. 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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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없는 일방적 홍보에 혈세 낭비, 복지부 실국장급만 6명 동원했는데도 논리 엉성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소통 없는 일방적 홍보에 혈세 낭비, 복지부 실국장급만 6명 동원했는데도 논리 엉성]

보건복지부가 '맞춤형 보육' 시행을 위한 총력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복지부 인력 상당수를 대응반에 파견한 것을 비롯해 광고 예산도 대거 책정했다. 맞춤형 보육 시행을 앞두고 여론이 악화되자 대응에 나선 것인데, 본질을 외면한 근시안적인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복지부는 최근 맞춤형 보육 '상황 대응반'을 구성했다. 대응반에는 복지부 직원 55명이 파견됐다. 여기에는 실국장급 고위공무원 6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본업과 함께 맞춤형 보육 대응 업무를 겸업하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큰 정책의 경우 대응반을 꾸려왔다"며 "겸업을 하기 때문에 본업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응반의 규모 등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만큼 복지부는 맞춤형 보육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은 좋지 않다. 지난해 9월 복지부가 맞춤형 보육 정책을 발표한 직후에는 부모들의 불만이 컸다. 어린이집 종일반(12시간)만 운영되다가 종일반과 맞춤반(6시간)으로 이원화되는 정책 탓이다.

최근에는 어린이집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다. 우려됐던 집단 휴원은 현실이 됐다. 야당도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맞춤형 보육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컸다.

상황이 악화되자 복지부는 부랴부랴 대응반을 꾸렸다. 대응반은 국회와 언론 대응을 위주로 업무를 진행한다. 맞춤형 보육의 영향은 일반 국민들이 받는데, 국회와 언론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

홍보 예산을 두고서도 말이 많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맞춤형 보육의 TV와 라디오 홍보 등 관련 예산은 12억4000만원이다. 전체 홍보 예산은 더 많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에 출석해 "맞춤형 보육 홍보예산은 20억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특정 정책을 홍보할 때 홍보 예산을 20억원 가량 책정하는 일은 드문 일이다. 홍보 예산이 국민 세금이라는 점에서 국회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한다.

이처럼 복지부가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맞춤형 보육을 둘러싼 갈등은 그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준비 과정이 미흡했다는 말이 많다. 맞춤형 보육에 따른 이해당사자의 입장이 상이한데 이를 조율할 수 있는 공청회도 제대로 열리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정 장관이 긴급브리핑을 여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이 역시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도시행 준비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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