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對美用 무수단이 한반도 겨냥? 비상식적인 논리"
"기술적으로도 요격 쉽지 않아…종합적으로 검토해야"
"北 노림수에 말려드는 것…南南갈등, 韓中갈등 노림수"
【서울=뉴시스】장민성 기자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24일 처음으로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화성-10)을 요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전문가들은 "말도 안 된다"며 일축했다.
우선,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0~4000㎞로, 일본 전역의 주일미군기지와 괌의 미군기지 등을 겨냥하는 대표적인 대미(對美)용 미사일이다.
북한이 지난 22일 고각(높은 각도) 발사 방식으로 최고 고도를 1400㎞ 정도까지 높여 비행 거리를 400㎞로 줄인 것은 맞지만, 이는 엔진 성능과 비행 능력, 대기권 재진입 등을 시험하기 위한 이례적인 발사이기 때문에 단순히 한 번의 시험발사로 무수단 미사일이 대남(對南)용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북한은 또한 사거리 100~150㎞의 300㎜ 방사포(다연장로켓)와 사거리 300~900㎞의 스커드 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거리 1300㎞의 노동 계열 중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수천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이 무수단 미사일보다 저비용 고효율의 무기이다. 굳이 무수단 미사일을 한반도를 향해 날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 때처럼 무수단 미사일을 이례적으로 고각 발사해 한반도를 겨냥한다고 해도, 사드가 효과적으로 이를 요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군 당국은 사드가 종말단계(고도 40~150㎞)에서 마하 15 속도 이하로 떨어지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이번에 발사된 여섯 번째 무수단 미사일의 낙하 속도가 이 범위에 들어있기 때문에 요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확률적으로 높지 않다는 것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탄도미사일을 고각 발사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한 곳도 없다"며 "무수단 미사일을 사드와 연계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서도 스커드 등 다른 수단이 있는데 남한을 타격하기 위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기술적으로도 고각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종말단계에서의 낙하 속도 뿐만 아니라 요격 지점과 방향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군사적 효용성 측면에서 고각 발사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논의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거듭 지적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우리 군 당국이 무수단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사드 배치를 거론하는 것은 오히려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북한은 사드 논란을 통해 남남갈등과 한·중 간 외교적 갈등 등을 노리고 있는데 우리가 오히려 불을 붙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한 장관의 발언은) 이상한 논리로 한 마디로 비상식적"이라며 "군 당국이 사드 배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nlight@newsis.com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