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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맞춤형보육' 논란 가열..곳곳 불만에도 정부는 강행

한국인 입력 2016. 06. 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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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리포트 맥]

[앵커]

누리과정 예산으로 한참 시끄럽더니 요즘은 '맞춤형보육'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예산을 줄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가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박상률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아이들 신발로 가득했던 신발장이 군데군데 비어 있고, 아예 불이 꺼진 방도 있습니다.

경기도에 있는 이 어린이집은 지난 23일 평소 정원의 30%만 등원시키는 부분 휴원에 동참했습니다.

부분 휴원으로 집에서 아이를 봐야하는 부모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한 모 씨 / 어린이집 학부모> "나가서 놀아줄 것도 그렇고 집 안에서 놀자니 공간도 그렇고 불편하죠. 어디다 맡겨 놓고 데리고 놀 수 있는 것도 안되니까…"

일부 어린이집이 부분 휴원을 벌인 것은 다음달 시행을 앞둔 보건복지부의 '맞춤형 복지' 정책에 반발하기 때문.

맞벌이 가정은 지금처럼 어린이집에 아이를 하루종일 맡길 수 있지만, 전업주부의 경우 7시간만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가 마련한 방안입니다.

정부는 보육시설이 꼭 필요하지 않은 엄마들까지도 지나치게 이용한다고 판단, 이같은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업맘들은 워킹맘들과 차별을 두는 이런 정책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 A 씨 / 전업주부 > "일하는 엄마들만 편의를 봐주고 집에서 먹고 노는 엄마들은 집에 있으니까 애만 보라는 게 아닌가 싶거든요.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솔직히 전업주부로서 엄마로서…"

불편한 엄마도 불만인 엄마도 늘고 있는 상황.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0년째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윤 모 씨.

'맞춤형 보육'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윤 모 씨 / 어린이집 교사> "임금이 깎일 수도 있는거고…사랑과 희생으로 (일을) 하긴 하지만 많이 힘든 부분들을 그만큼 보상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억울하고 속상할 것 같고…"

어린이집 교사들이 맞춤형 보육을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보육료 차등 지급 때문입니다.

정부는 종일반 아이들의 보육료를 3% 올리는 대신, 전업주부의 아이를 대상으로 한 맞춤반 아이들의 보육료는 20%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맞춤반 아이들이 많은 민간 어린이집 입장에선 정부가 주는 보육료가 크게 감소될 게 뻔한 상황.

운영비의 60~70%를 차지하는 보육교사 인건비부터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어린이집 교사> "저희가 지금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도 아이가 좋으니까…아이가 예쁘니까, 힘들어도 참고 그러는데 더 힘들어지면 저희도 더 힘들겠죠. 저희도 사람인데…"

지금 이곳에 계신 분들은 우리 아이들의 보육을 책임지고 있는 어린이집 선생님들, 그리고 원장들입니다.

이분들은 이렇게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결국은 우리 아이들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들은 보육료 감소가 보육의 질을 낮추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어린이집 원장> "어린이집은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어요. 그러다보면 보육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건 엄두가 나지 않는 부분…"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맞춤형 보육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정아 / 참뜻 어린이집 원장> "함께 놀고 밥먹고 잠자고 함께 귀가하는 이런 것들이 아이들한테는 불안감이 덜 하거든요, 근데 친구들은 가고 나만 남아있다? 이건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더…"

정부는 일선에서의 반발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맞춤형 보육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진엽 / 보건복지부 장관> "정부는 부모님과 영유아 보육을 외면한 어린이집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까지 모든 부모에게 종일반 보육료를 주다보니 정작 일하는 엄마들이 아이를 맡기지 못하는 일이 생겼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맞춤형 복지를 도입하려는 것.

충분히 일리가 있긴 하지만 정부는 일단 밀어붙이려고만 하고, 어린이집은 이에 반발해 문을 닫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보육대란'이 우려되는 상황까지 온 겁니다.

최근 '보육대란'이라는 말이 당연한 듯 쓰이고 있지만 보육과 대란이라는 단어는 결코 어울리는 말이 아닙니다.

정부나 어린이집, 그리고 엄마들까지 모두가 우왕좌왕 하는 가운데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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