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들 고충은.."친정엄마·도우미 없이 육아 힘들어요"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친정 엄마가 아프셔서 입원을 하셨는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요. 직장맘으로서 많이 힘들었어요."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수요자에게 듣는 어린이집 공공성 확보방안 '직장맘 육아 토크'에서 한 직장맘이 아이를 돌봐주는 친정엄마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서문희 한국보육진흥원장과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냈던 경험이 있는 직장맘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토크 행사에서 직장맘들은 자녀를 키우며 어려운 점, 자녀를 보낼 때 어린이집의 선택 기준,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며 어려웠던 점, 직장맘으로서 바라는 어린이집 등에 대해 고충을 털어놨다.
직장맘 5년차인 박모(37)씨는 "엄마가 아프셔서 입원을 하셨는데 직장맘으로서 자녀를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든일이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아이가 새로운 도우미 아줌마에게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오후 5시가 되면 모두 집으로 가는데 우리 아이만 혼자 남으면 선생님들도 다음날 수업 준비를 하거나 별도의 프로그램이 없어 혼자 놀게 된다"고 설명했다.
직장맘 6년차 김모(32)씨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갔다와서 놀이터에서 놀면 엄마가 (집에) 있는 아이들은 엄마들끼리 네트워크가 형성되는데 직장엄마는 끼지 못한다"면서 "자기들만의 울타리가 있기 때문에 정보에 뒤쳐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직장맘 5년차 장모(36)씨는 "친정엄마가 아이를 돌봐주시고 계신 데 나는 출근을 했는데 첫째, 둘째 아이가 모두 아프다고 할 때 아이가 필요할 때 내가 없다는 점이 힘들다"면서 "직장맘들은 주위에서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분이 없으면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고 전했다.
직장맘들은 또 어린이집 선택 기준으로 국공립어린이집과 집에서 가까운 어린이집, 아이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어린이집을 선호했다.
김씨는 "우리 아이는 운좋게 공공어린이집을 보내고 있는 데 일년에 1~2번 선생님들 교육일지나 조리실, 식단을 어떻게 짜는지 직접 볼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설명했다.
직장맘들은 또 어린이집의 일상생활 공개와 보육교사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씨는 "CCTV가 없어서 믿고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는 지 알 수가 없다"면서 "엄마들이 볼 수 있도록 어린이집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직장맘이 안심하고 어린이집 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장씨는 "보육교사의 잦은 교체로 아이가 적응하기 힘들어한다"면서 "처우가 열악해 사명감으로 일하는 보육교사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급여를 올려주고 처우를 개선해 교사들의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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