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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어린이집 종일 못맡겨요" 맞벌이들의 하소연

민정혜 기자 입력 2016. 06. 3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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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눈치·방치될 아이 걱정에 추가 보육비 기꺼이 부담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 맞벌이인 장유진씨(가명·36·서울 중랑)는 7월 맞춤형 보육이 도입돼 어린이집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지만 만4세·만2세 자녀를 지금과 같이 오후 4시 하원시킬 생각이다. 현재 장씨는 2명의 보육 도우미를 두고 있다. 1명은 두 아이가 4시 하원한 후 장씨가 퇴근하는 8시30분까지 돌봐주고, 나머지 1명은 첫째 아이 하원만 시켜준다. 각각 100만원, 20만원을 주고 있다.

#. 직장에 다니는 정수진씨(가명·38·서울 성동)는 종일반이지만 7월 이후에도 만 1세 아이의 하원시간은 오후 3~4시로 잡고 있다. 일하는 장씨를 대신해 친정어머니가 아이의 하원을 도맡고 있다. 장씨는 아이를 돌보는 친정어머니에게 월 100만원을 용돈으로 드리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맞벌이 부모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7월1일 맞춤형 보육을 도입하며 어린이집 이용시간을 12시간(종일반)·6시간(맞춤반)으로 이원화했지만 실제 보육현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늦게 하원할 경우 어린이집의 눈치는 여전할 것이고 또 자녀를 '종일' 맡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진혜씨(가명·맞벌이)는 "종일반이지만 아이를 종일 맡기진 않으려고 한다"며 "지금도 오후 3시가 넘으면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혼자 있다고 연락이 오는 상황이어서 더 맡겨둘 엄두를 못낸다"고 밝혔다. 이어 "보육교사도 일찍 퇴근하고 싶어 눈치를 주는 것인데 그걸 무시하고 아이를 맡기자니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 돈을 더 쓰더라도 보육 도우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이용 불편 신고를 할 수 있는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 홈페이지.© News1

복지부는 어린이집 이용에 있어 불편을 겪을 경우 신고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놨다. 신고가 접수되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현장 조사를 나가 필요한 경우 시정명령 등을 내린다.

그러나 아이를 맡기고 있는 엄마로서 어린이집을 신고하기란 쉽지 않다. 평소 엄마들과 소통이 많은 어린이집 원장은 누가 신고했는지 어렵지 않게 찾아낼 것이고 아이에게 어떤 해코지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자칫 신고 사실이 알려져 다른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는 경우 어린 자녀가 다시 적응해야 하는 것도 걱정이다.

김정주씨(가명·33·여·서울 은평·맞벌이)는 "하루 12시간 아이를 맡길 수 있고 또 불편하면 신고할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생각도 못한다"며 "차라리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보는 게 속편하다"고 말했다.

자녀를 저녁까지 맡기면 많은 아이들이 하원하는 오후 3~4시 이후 내 아이가 사실상 '방치'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박지영씨(가명·37·서울 송파·맞벌이)는 "아이를 봐주시던 친정 어머니가 다리를 다쳐 한동안 아이를 오후 7시30분까지 맡긴 적이 있었는데 매번 혼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며 "선생님은 내일 수업 준비하느라 바빠 내 아이가 사실상 방치돼 있어 너무 속상했다"고 밝혔다.

이런 탓에 종일반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오후 3~4시 이후에도 별도 프로그램이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유리씨(가명·38·경기 안양·맞벌이)는 "오후 3~4시 이후에도 어린이집에서 진행하는 공식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며 "아이가 재미있게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면 아이를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서문희 한국보육진흥원장은 "맞춤형 보육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보육서비스의 시작"이라며 "당장 현장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더라도 일단 맞춤형 보육이 도입돼야 다른 제도적 설계를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m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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