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군색한 해명 "당시엔 절박해서.."

서상현 입력 2016. 7. 2.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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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ner@hankookilbo.com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통제 등 언론 개입 의혹이 불거진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오는 8ㆍ9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1일 밝혔다. 세월호 참사 때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 의원은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해경 비판 보도를 자제하고 뉴스에서도 빼달라고 요구했고, 이 녹취록이 전날 공개됐다.

이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 출마 입장엔 변함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구조작업을 해경이 하고 있었고 사람들부터 구해야 하기 때문에 수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뜻이었다”면서 “당시엔 절박한 심정에서 그랬는데 부족했고 또 불찰도 있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 의원은 “당시 (KBS) 김시곤 보도국장과는 평소에도 편하게 이야기하는 친한 사이이기도 했다”며 “그런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과했다. 호소하는 방법이 부덕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또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정부 정책을 홍보하고 언론사에 협조를 구하고 국가 위기나 위난 상황에서 언론과의 협조를 통해 그런 걸 함께 극복하려는 게 홍보수석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번 녹취록 공개로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의 언론 개입이 확인되자 당내에서조차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참사의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 경호’에만 몰두했다는 여론의 비판이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당장 ‘녹취록 청문회’를 추진키로 해 여야 정쟁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부담이다. 이번 전대를 총선 참패 이후 당 쇄신의 계기로 삼으려고 했던 새누리당 입장에선 이 의원의 출마가 전대 레이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당 관계자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치중했다는 여론은 좋지 않다”며 “당으로서도 이 의원으로서도 악재”라고 말했다. 당내 유일한 호남 재선으로 친박계인 이 의원은 호남으로의 외연 확대를 내걸어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 실세 최경환 의원이 아직 전대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고, 이주영 원유철 홍문종 의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내부적으로도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mailto: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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