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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들 잇단 성명 "이정현 개입 왜 보도 안하나"

최승영 기자 입력 2016. 07. 07. 11:03 수정 2016. 07. 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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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기 이어 33, 31기 비판 성명..사측 일부 성명 게시 보류

세월호 참사 당시 KBS의 보도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당시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육성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KBS 내부 기자들이 잇따라 연명 성명을 게시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KBS측은 전자게시 관리지침 위배를 이유로 일부 성명을 게시 보류했다.

7일 오전 KBS보도본부 33기 기자 35명은 보도정보 프로그램 내 게시판에 '공영찬가'라는 제하 연명 성명서를 올리고 청와대 외압 폭로 관련 보도에 침묵하는 현 KBS보도현실 등에 항의 의사를 밝혔다. 이날 오후 31기 기자 47명도 사내망에 '청와대 보도 개입 사태, 당장 보도하라'는 제목의 연명 성명을 게시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33기의 항의 성명은 "박통각하 우국충정, 몰라주니 서운하네" "주 7회도 모자라니 밤낮으로 틀어보세" "현명하다! 그의 판단, 고매하네 우리 기사" "좀비처럼 죽지 않고 대대손손 보도하세" 등의 내용을 담은 시의 형태로 쓰였다.

내용 그대로 읽으면 '찬가'로 볼 수도 있지만 각 구의 첫 글자만을 조합해 세로로 읽으면 "박주민은 까면서 이정현은 왜 안까. 북한보도 그만 좀 해"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는 '이정현 녹취록'이 공개된 지난달 30일 KBS '뉴스9'이 세월호 참사 관련 진상규명과 유가족들에 대한 집회 방해 등을 조사하려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활동을 '갑질'이라며 비판하는 리포트를 내보내면서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보도 개입에 대해선 침묵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것이다.

또 언론시민단체나 KBS옴부즈맨 위원들로부터 제기돼 온 과도한 '북한 보도'에 대한 지적이기도 하다. 이들은 소위 '세로 드립'으로 알려진 '이합체시'로 청와대 보도개입에 대해 침묵하는 자사의 분위기를 꼬집었다.

31기 기자들은 성명에서 "KBS기자라는 것이 이토록 부끄러웠던 적이 없다. 권력에 농락당하는 공영방송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KBS의 보도는 우리를 더욱 참담하게 한다. 보도본부는 언론단체의 녹취록 공개부터 국회 운영위원회, 대정부질문,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항소심 출석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취재하고 있다. 그러나 카메라에 담을 뿐 기초적인 사실을 전하는 기사와 방송뉴스는 찾아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수뇌부는 현 사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사건의 전말을 취재해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성명들은 앞서 지난 5일 KBS 27기 기자들이 같은 메시지를 담은 연명 성명서를 사내 게시판 등에 올린 이후 나왔다.   

KBS 사측은 전자게시 관리지침 위배를 들어 현재 33기 기자들의 '공영찬가' 성명을 게시 보류한 상태다. 차후 전자게시 관리위원회의 논의를 통해 게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KBS 홍보팀 관계자는 "성명서의 내용이 '전자게시 관리지침'의 ‘게시금지 사항’에 해당돼 1차적으로 법무실(전자게시 관리지침 운영부서)이 게시보류 조치했다. 해당 성명은 전자게시 관리지침 제3조 제3항 2호인 ‘공사의 이익을 저해하거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내용’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아래는 33기, 31기 기자들의 연명 성명서 전문.

(33기 성명)공영찬가

박통각하 우국충정, 몰라주니 서운하네

주 7회도 모자라니 밤낮으로 틀어보세

민심처럼 시청률은 하늘 높이 치솟는데

은혜마저 몰라주니 이내 마음 섭섭하네

까치 울음 찾아온 듯 전화소리 반갑구나

면목 없단 부탁인데 어찌그리 매몰찬가

서로 사맛디아니해도 녹음버튼 웬말인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정상화를 하자는데 뒷조사가 웬일인가

현명하다! 그의 판단, 고매하네 우리 기사

은갈매기 한쌍처럼 집중원투 정답구나

왜란으로 나라뺏긴 비상시국 아닐진데

안팎으로 시끄럽네 국론분열 머리아파

까닭없이 까지말고 월급날을 기다리세

북한소식 궁금한데, 너희들은 안물안궁?

한시라도 못 전하면 혓바닥에 바늘 돋아

보고말았네, 하필 오늘! (박통께서) 좋아하네

도탄빠진 조선민족 구할 길은 통일대박!

그리자! 소설보다 실감나는 처참한 북조선을!

만들자, 질릴 때까지 북핵위기 또 수공위기!

좀비처럼 죽지않고 대대손손 보도하세!

해치지마 욕하지마 아프지마 박통 박통 잠보.

(에헤라! 세상 사람들아, 가로로만 읽자꾸나)

고진현 곽선정 김동욱 김문영 김상민 김성현 김연주 김용덕 김정은 김준범

김지선 김태현 김효신 박상현 박선우 박주미 박찬규 변진석 서영민 손은혜

신지원 안다영 오수호 유지향 윤지연 이만영 이수진 이종영 임종빈 조경모조태흠 최송현 최형원 한규석 황현규

(31기 성명)청와대 보도 개입 사태, 당장 보도하라

KBS기자라는 것이 이토록 부끄러웠던 적이 없다. 권력에 농락당하는 공영방송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뉴스 제작과 편집에 대한 청와대의 직접 개입은 KBS가 관제방송 수준이라는 세간의 비난을 더 이상 반박할 수 없게 만든다.

이 사태에 대한 KBS의 보도는 우리를 더욱 참담하게 한다. 보도본부는 언론단체의 녹취록 공개부터 국회 운영위원회, 대정부질문,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항소심 출석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취재하고 있다. 그러나 카메라에 담을 뿐 기초적인 사실을 전하는 기사와 방송뉴스는 찾아볼 수 없다. 녹취록에 관한 최소한의 사실보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단지 여야 정쟁 프레임으로 이 사태를 언급했을 뿐이다. 이러고도 우리가 기자, 언론인이라고 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자사 관련 사안’이라든가 ‘편집권’이라는 핑계를 대며 보도를 외면하는 것은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다. 모든 주요 언론들이 지금의 사태를 대서특필하고 있는데도 뉴스가치가 부족하다느니 보도 시점을 조절하는 것이라는 변명은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언론의 자율성, 독립성을 침해받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자기기만일 뿐이며,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공영방송의 책무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태도다.

국민들이 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음을 수뇌부들은 두렵게 인식해야 한다. KBS뉴스에 대한 신뢰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지고 있고, 공영방송의 위상 또한 위태로운 지경에 내몰렸다. 수뇌부는 현 사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사건의 전말을 취재해 보도해야 한다.

본질은 간단하다. 공영방송에 대한 청와대의 보도 개입이다. 방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대한 명백한 침해다. 올해 회사는 핵심 가치로 ‘우리의 중심에는 시청자가 있다’를 내세웠다. KBS의 중심이 진정 시청자인지, 아니면 주어 없는 ‘그분’인지 당장 보도로 답하라.

31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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