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숙박·쇼핑·볼거리 갖춘 '글로벌 시장' 발돋움

이미지 기자 입력 2016. 7. 12.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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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명동'으로 변신하는 동대문] 밤 보따리상 위주서 낮에도 북적 외국 관광객 쇼핑 관련 검색어 작년 '동대문시장'이 1위 텅 비어있던 복합 쇼핑몰에도 아웃렛·맛집 등 들어서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호텔 로비에 마련된‘치맥’(치킨+맥주) 스낵바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다(위). 밤 11시 동대문 쇼핑몰 거리에서 젊은 중국 관광객들이 닭꼬치, 식혜 등 한국 음식을 맛보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오종찬 기자

"환잉꽝린(歡迎光臨·어서 오세요)!"

11일 오전 1시 동대문 쇼핑몰 근처 포장마차. 종업원은 중국어로 인사한 뒤 炒年糕 (차오니엔가오), 軟骨(루안구), 香蕉奶(샹자오나이) 등이 적혀 있는 메뉴를 건넸다. 각각 떡볶이·오돌뼈·바나나우유를 뜻한다. 근처 두타면세점 9층 화장품 매장에서 만난 중국인 리스차오(李世超·32)씨는 "낮에는 관광 일정이 몰려 있어 쇼핑을 하지 못했는데 동대문은 면세점이나 쇼핑몰, 음식점이 밤늦게까지 한다고 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동대문이 '글로벌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외국인들에게는 도매상인들이 모이는 야간 상권으로 주로 인식돼 왔지만, 이제는 일반 외국인 관광객도 몰리면서 쇼핑·숙박·관광이 모두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종합 관광지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지대식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 사무국장은 "동대문 지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14년 720만명에서 작년 800만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는 등 동대문이 '제2의 명동'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검색 단어 1위 '동대문'

'동대문'은 최근 가장 뜨고 있는 관광지이다. 올해 4월 한국관광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검색한 쇼핑 관련 영어 단어는 2014년 네이처리퍼블릭이 1위(7만2875건)를 차지했으나 2015년에는 동대문시장이 1위였다. 검색량으로 비교를 하면 동대문을 검색한 횟수(64만2250건)가 명동 한복판에 매장이 있는 네이처리퍼블릭의 검색량보다 약 9배 많았다.

업체들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을 실감한다"고 말하고 있다. 쇼핑몰 롯데피트인이 운영하고 있는 중국 은련카드 라운지 이용 고객은 작년 월평균 2100여명에서 올해 2500여명으로 증가했다. 케이팝(K-POP) 공연을 하는 9층 'K-Live' 공연장을 찾는 사람도 작년 137.5%, 올해 상반기 151%씩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3월 텅텅 비어 있던 케레스타(구 거평프레야) 건물에 '현대 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을 열었는데 지역 맛집까지 들어왔다는 소문에 약 3개월간 550만명이 방문했다.

전용 버스·쇼핑 쿠폰 등으로 中 관광객 유치

일반 관광객이 늘어가는 것에 맞춰 쇼핑몰이나 호텔의 서비스도 다양화하고 있다. 동대문구에 1일 문을 연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은 '치맥 호텔'로 불린다. 1층 로비에 레스토랑이나 카페 대신 '치맥'(치킨+맥주)을 판매하는 스낵바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메뉴판에는 '脆皮炸鷄(후라이드치킨) 2만1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에 왔다는 천치쉬안(陳啓軒)씨는 친구들과 치맥을 먹으며 관광 일정을 짜고 있었다. 그는 "동대문은 명동보다 큰 규모의 쇼핑 시설이 많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어느 때든 쇼핑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이쪽에 숙소를 잡았다"고 말했다.

중국 보따리상이 아닌 구매력 있는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자 '은련카드'를 운영하는 중국은련유한공사는 6월부터 동대문과 명동을 오가는 무료 순환 버스를 운영하는 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호텔은 작년 10월부터 동대문 지역 쇼핑 지도와 두타면세점 등의 쇼핑 쿠폰을 묶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대문의 관광 명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은 6월 말부터 10월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후 7~12시에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을 열어 낮뿐 아니라 밤 관광객도 끌어들이고 있다.

신규 진입 업체 늘어

동대문에 새로 진출하는 쇼핑·관광 시설도 늘어나고 있다. 올 3월 apM그룹은 약 8년 동안 방치돼 있던 쇼핑몰 건물을 'apM 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지난달 현대시티아울렛 건물엔 호텔 스카이파크 킹스타운 동대문점이 문을 열었다. 아코르호텔그룹앰배서더호텔그룹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인근에 있는 KT 을지지사를 호텔로 바꿔 2018년 문을 열 계획이다. 안덕수 한국관광공사 해외마케팅실장은 "밤뿐 아니라 낮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동대문 상권 자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며 "일반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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