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보다 빈곤할 청년세대 '나아질 희망도 없다'

2016. 7. 1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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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0년 전에 비해 가구 소득 같거나 낮은 비율 2/3 달해
가장 큰 타격은 ‘청년 세대’와 ‘낮은 교육 수준의 노동자 계층’

한겨레 자료사진

삼포 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한국 청년 세대), 사토리 세대(돈벌이나 출세에 관심없는 일본 청년 세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에 태어나 세계 금융위기를 일찍 겪은 미국 청년 세대). 청년 세대에 붙여진 명칭은 제각각 다르지만, 이를 묶는 공통된 정서가 있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의 ‘매킨지 국제연구소’(MGI)는 13일 ‘부모 세대보다 가난하다? 선진국 경제에서 같거나 낮아지는 소득’이라는 보고서에서 선진국 25개국의 2005년과 2014년 가구 소득을 비교한 결과, 소득이 9년 전과 같거나 더 낮은 가구의 비율이 65~70%에 이른다고 밝혔다. 1993년과 2005년을 비교한 같은 조사에서 2005년에는 12년 전보다 가구 소득이 같거나 낮아진 비율이 2% 미만이고, 대부분 소득이 올랐던 점에 견줘볼 때, 엄청난 차이를 보여준다. 65~70% 구간에 해당하는 인구는 약 5억4000만~5억8000만명으로 추산됐다.

연구진들은 가구 소득 수준이 정체한 가장 주요한 이유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간 것을 꼽았다. ‘노동시장 변화’나 ‘인구구성 변화’ 역시 주 원인이었다. 급속한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공장 자동화가 늘고, 시간제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질 낮은 일자리가 확산되는 전세계적인 현상도 가구 소득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가구 소득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계층은 ‘청년 세대’와 ‘낮은 교육수준의 노동자 계층’이라 밝히며 “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는 청년 세대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영국, 스웨덴 등 소득 수준이 높은 상위 2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연구에서, 가구 소득이 낮아진 비율은 국가별로도 큰 차이가 났다. 스웨덴은 10년 전에 비해 가구 소득이 낮아진 비율이 20%에 불과한 반면, 미국과 영국은 각각 81%, 70%나 됐다. 미국에선 10명 중 8명이 10년 전에 비해 소득이 줄어든 데 반해, 스웨덴에선 반대로 8명이 소득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전체 가구의 단 3%만이 10년 전에 비해 소득이 늘어났을 뿐이다. 연구진은 “스웨덴의 경우 일정한 임금과 노동시간을 보장하는 정부 정책과 높은 수준의 사회보장제도가 낮은 수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가구 소득 감소는 사람들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5년 매킨지 연구소가 프랑스, 영국, 미국 시민 35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자신의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75%는 ‘자녀 세대의 소득 역시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자신의 소득이 늘어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에서도 절반은 ‘자녀 세대 소득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았다.

‘(현재)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들은 ‘자유무역’과 ‘이민자’ 문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이들 중 자유무역과 이민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50%에 이르렀다. ‘소득이 늘어나고 있다’고 답한 사람들의 부정적 응답이 29%인 점과 차이가 크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임금이 오르지 않고, 미래에 희망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은 프랑스 ‘국민전선’이나 영국의 ‘독립당’ 같은 극우 정당이 인기를 얻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경기침체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10년 뒤에는 ‘임금이 낮거나 정체될 가구 수’는 70~80%로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차드 돕스 매킨지 연구소의 런던 국장은 “가구 소득 감소는 경제성장에 대한 욕구를 제한하고, 사회복지 비용이 증가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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