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SKT-CJ헬로비전 M&A 최종 불허

김태진 기자 입력 2016. 7. 18. 12:02 수정 2016. 7. 1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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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제한 해소하기 위해 기업결합 자체 금지"

(지디넷코리아=김태진 기자)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에 대해 최종 불허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는 지난 5일 두 회사에 이런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한데 이어 지난 15일 열린 전원회의에서도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18일 공식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기업결합이 유료방송시장, 이동통신 소매시장 및 이동통신 도매시장 등 방송 및 통신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형태적 조치나 일부 자산 매각 만으로는 이들을 모두 치유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 취득 금지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 간 합병을 금지하는 시정조치 명령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반응과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및 방송통신위원회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SK텔레콤 CJ헬로비전

■ "유료방송시장, 방송구역별 획정"

공정위는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지리적 시장획정 문제와 관련해 "유료방송시장의 경우 CJ헬로비전이 케이블TV 방송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23개 방송구역별 지역시장으로, 나머지 상품시장의 경우 전국시장으로 획정했다"고 설명했다.

쟁점이 됐던 유료방송시장을 방송구역별 지역시장으로 획정한데 대해 공정위는 케이블방송사(이하 SO)가 법·제도적 규제에 따라 허가받은 방송구역에서만 영업이 가능하고 SO, 위성방송, IPTV 사업자들은 SO의 방송구역 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호 경쟁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측은 “결합당사자들은 유료방송시장의 지리적 시장이 전국시장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론적·실증적 측면과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각 방송권역을 지리적 시장으로 획정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이 주거지를 변경하지 않고서는 다른 방송권역으로 구매전환이 불가능하고(수요대체성), 케이블TV사업자들은 허가받은 방송권역에서만 방송 송출이 가능하다(공급대체성)는 이유에서다.

또, 실증적 측면에서도 CJ헬로비전의 23개 방송권역별로 사업자별 시장점유율, 케이블방송 실제요금 등이 모두 상이한 점에 비춰 볼 때, 실제 경쟁도 각 방송권역별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공정위의 분석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간한 2015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서 예년과 동일하게 방송권역별로 획정했고 과거 티브로드도봉강북방송(2013), 현대HCN(2013), 티브로드낙동방송(2011) 등 다수 유료방송사업자 간 기업결합사건에서 일관되게 각 방송구역별 지역시장으로 획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미국의 경우 Ecostar-DirecTV 합병 건에 대해 두 위성방송 모두 전국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각 방송구역별로, AT&T(IPTV)-DirecTV(위성방송) 및 Liberty Media(케이블방송)-DirecTV(위성방송)건 등에서도 수요대체성을 고려해 지역시장으로 획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정위는 EU의 경우에도 지난해 Altice-PT Portugal 인수합병 조건부 승인(포르투갈), 2013년 Kabel-Tele Columbus 인수합병 불허(독일), 2009년 Magyar Telekom-VidaNet 인수합병 불허(헝가리) 등 다수의 사례에서 지역시장으로 획정했다고 강조했다.

■ “CJ헬로비전 21개 방송구역 경쟁제한”

공정위는 이렇게 시장획정을 한 것으로 토대로 이번 기업결합으로 CJ헬로비전의 23개 방송구역 중 결합당사의 점유율 합계가 1위인 21개 방송구역별 각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제한 효과를 발생시킬 우려가 크다고 결론 냈다.

다만, 경기 의정부, 양주, 동두천, 포천, 연천군 지역과 전북 정읍, 남원, 김제, 고창, 부안, 순창, 임실 지역 등 2개 방송구역에서는 기업결합 이후에도 2위 사업자가 되기 때문에 경쟁제한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측은 “기업결합이후 21개 방송구역 유료방송시장에서 결합당사회사들의 시장점유율이 46.9~76.0%에 이르고, 2위 사업자와의 격차도 최대 58.8%p에 이르는 등 결합당사회사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됐다”며 “16개 방송구역별 유료방송시장에서는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기업결합 이후 CJ헬로비전이 기업결합 이전에 1위인 17개 지역 유료방송시장에서 2위와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6.7~58.8%p로 더욱 확대되며, 4개 지역 유료방송시장에서는 새롭게 1위 사업자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장획정은 기존 정부(미래부 및 방통위) 입장과 달라 논란이 됐었다.

추후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의 재발 여부가 주목된다.

■ “요금인상 가능성 크다”

공정위는 SO와 IPTV 사업자간의 기업결합으로 기존 이종플랫폼간의 경쟁구도의 변화와 경쟁압력 약화로 인해 결합회사가 단독 요금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CJ헬로비전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을 부과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요금 인상가능성에 대한 경제 분석으로서 UPP(Upward Pricing Pressure) 분석을 실시한 결과, 여러 가지 가정에 따라 변형된 식과 변수, 자료를 사용하더라도 UPP 지수(효율성 10% 가정)는 모두 양수의 값이 나왔다고 박혔다.

UPP 값이 양수이면 가격인상 가능성이 있고, 그 값이 음수이면 가격인상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CJ헬로비전, ‘독행기업’ 역할 사라져”

공정위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알뜰폰 1위 사업자로서 강력한 경쟁압력으로 작용하던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도 경쟁압력이 크게 감소될 우려가 있다고 결론 냈다.

결합회사의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47.7%(SK텔레콤 및 계열사 46.2%, CJ헬로비전 1.5%)로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된다고 본 것이다.

또, 이동통신 소매시장에서 유력한 경쟁자인 CJ헬로비전의 위치를 고려할 때 이 기업결합이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CJ헬로비전이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알뜰폰사업자로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가격과 품질 면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을 실질적으로 견제하는 ‘독행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는 이유에서다.

독행기업은 공격적인 경쟁전략을 통해 기존 시장질서의 파괴자 역할을 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공정위 측은 “CJ헬로비전이 알뜰폰 최초로 LTE 서비스를 도입하고, 반값-무약정 LTE 유심 요금제, 등 알뜰폰 시장 확대와 경쟁력 제고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에 인수되면 알뜰폰 도입으로 촉발된 이동통신 소매시장의 경쟁 활성화와 요금 인하경쟁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우려가 크다”고 우려했다.

■ “시장 독과점적 구조 회복되기 어려운 수준”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이 이뤄질 경우 23개 지역 유료방송시장과 이동통신시장에서 경쟁압력이 크게 감소하고 결합회사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돼 독과점적 구조가 회복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토대로,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인한 경쟁제한적 우려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SK텔레콤과 CJ오쇼핑간 체결한 CJ헬로비전 주식매매계약에 따른 주식취득 행위 이행금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 간 체결한 합병계약에 따른 합병 행위 이행금지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 측은 “이번 기업결합은 과거 방송통신 분야 사례와는 달리 수평·수직형 기업결합이 혼재돼 있어 경쟁제한적 우려가 여러 경로를 통해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행태적 조치나 일부 자산매각으로는 근본적 치유가 불가능하다”며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방송권역을 모두 매각시킬 경우 이는 사실상 금지와 다를 바 없고 일부 권역만으로는 시너지 효과가 떨어져 적절한 매수자를 찾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이번 기업결합 금지조치는 유료방송시장, 이동통신 소매시장과 도매시장 등에서의 경쟁제한 폐해와 독과점 구조 고착화를 근원적으로 방지함으로써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였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진 기자(tjk@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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