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16분만에 '슝'.. '한국형 하이퍼루프' 시동

2016. 7. 2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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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철도기술硏-기계硏 공동개발 나서

[동아일보]
서울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중요한 거래를 위해 급히 부산에 가게 됐다. 그가 찾아간 곳은 김포공항이 아니라 서울역 최하층에 마련된 ‘하이퍼루프’ 정거장. A 씨는 시속 1200km로 달려 16분 만에 부산역에 도착했다.

터널 속의 공기를 뽑아내고 진공 속을 초음속으로 달리는 미래형 열차. 일명 ‘하이퍼루프’ 개발 열풍이 거세다. 미국 기업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HTT)’와 ‘하이퍼루프원’ 등이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개발에 착수했다.

○ UNIST, 국내 첫 하이퍼루프 개발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개발할 하이퍼루프의 상상도. UNIST는 21일 국내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하이퍼루프의 핵심 기술 개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하이퍼루프 기술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처음 고안한 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상 하이퍼루프 기술의 ‘원조’는 우리나라다. 2011년 10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김동현 연구원 팀이 실물 크기 52분의 1인 모형 열차를 시속 700km로 달리게 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모형을 이용한 실험이었지만 하이퍼루프의 가능성을 확인한 첫 시도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하이퍼루프 관련 기술 개발을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하이퍼루프 기술의 핵심은 레일 위에 떠서 달리는 기술이다. 육중한 열차를 레일 위에 띄워 빠른 속도로 나아가게 만드는 추진기술도 중요하다. UNIST는 고효율 공기압축기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터널 속이 진공이지만 어느 정도는 공기가 남아 있는데, 공기압축기로 전면의 공기를 빨아들여 뒤로 분출해 더 큰 추진력을 얻게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열차를 움직이는 기본 시스템인 리니어모터, 전력공급 및 분배, 통신, 위치정보, 환승시스템 등 7가지 기술도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선 UNIST 기계및원자력공학부 교수는 “자기부상열차 기술을 토대로 시스템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처럼 대규모 연구를 하긴 어려운 만큼 핵심 기술을 확보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 美선 실제 주행시험 성공

미국 기업 ‘하이퍼루프원’은 미국 네바다 주 사막에 있는 시험 노선에서 5월 첫 주행 시험을 실시했다. 1.1초 만에 시속 187km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하이퍼루프원 제공
틈새 전략을 노리는 우리와 달리 미국은 시험용 객차를 만드는 등 본격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퍼루프원은 미국 네바다 주 사막에 있는 시험 노선에서 5월 첫 주행 시험을 실시한 결과 1.1초 만에 시속 187km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483km를 기록했다.

미국은 하이퍼루프 개발에 이용되는 모든 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어떤 전문가든 참여해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오픈 소스’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등 대학도 참여하고 있다.

하이퍼루프가 처음 운행을 시작할 곳은 러시아나 중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이퍼루프원 모스크바에서 유럽 전역과 중국까지 저렴하고 빠르게 화물을 보낼 수 있는 고속 화물시스템 구축이 가능한지 조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도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다. HTT 창업자인 비밥 그레스타는 16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여러 도시와 함께 하이퍼루프 건설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기술적으로는 5년 정도면 하이퍼루프가 구현될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사막에 건설하는 만큼 일조량이 많아 현재 태양전지 기술로도 충분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산악 지형이 많아 지하에 구축해야 하는 만큼 국내 환경에 적합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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