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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태 위원장 "지금이 골든타임, 특조위도 가라앉는다"

조윤호 기자 입력 2016. 07. 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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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사기간 보장해달라며 단식농성 돌입, “야당 확실한 의지 봤다면 이렇게 나오지 않았을 것”

[미디어오늘 조윤호 기자]

“장관급 공직자가 농성에 들어갔다”

몇몇 언론이 이석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위원장의 단식농성을 알리며 덧붙인 말이다. 김단비 동아일보 기자는 “이 위원장은 국민에게 이른바 운동권식 소통방식으로 공감을 강요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장관급 공직자의 단식농성은 분명 흔한 풍경은 아니다.

하지만 이석태 위원장은 자신의 단식농성을 ‘구조요청’이라 표현했다. 정부는 예산도 인력도 배정하지 않은 2015년 1월1일을 기준으로 1년6개월의 조사기간이 끝났다며 특조위 업무종료를 통보했다. 세월호 특조위 공무원들은 무급으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위원장의 단식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구조요청이라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이 29일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중인 이석태 위원장을 만났다.

- 어떤 언론은 장관급 공직자가 농성하는 건 잘못됐다고 하더라.

“장관급 공직자이기 이전에 나는 유가족과 국민들로부터 세월호 참사라는 사회적 재난과 과제를 풀어야한다는 책무를 맡았다. 따라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 과제를 해결해야할 책무가 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 말고는 이 상황을 극복할 방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자기희생적이고 가장 주변의 폐를 끼치지 않는 의사표현의 방법이 단식농성이라 판단했다. 농성에 대한 그런 보도는 언론사의 프레임에 따라 표면적 현상만을 보도록 오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 3일째 단식농성중인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 위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정부가 6월30일자로 강제종료를 통보해 조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부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고 우리가 보기에 특별법상으로도 (강제종료에) 근거가 없다고 본다. 정부의 조치를 촉구하는 동시에 국회에 계류 중인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이 속히 통과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 조사관들도 단식농성에 동참한다.

“내가 1주일 간 하고 상임위원, 비상임위원을 거쳐 희망하는 조사관들이 참여한다. 시작은 내가 했지만 특조위 전체의 문제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조사관들은 임금은 물론 조사활동을 위한 출장비, 운영비용을 지급받지 못한 채, 물품도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 벌써 5명이 우리 곁을 떠났다. 나중에 여야 협상으로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돼 조사기간을 보장 받는다 해도 그 때 가서 조사관을 다시 요청할 수는 없다. 조사관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 상황이 조사활동에 심각한 장애를 주고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 특조위 전체의 의사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조사관들도 참여하는 것이다.”

-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당장 9월 초 청문회가 제대로 열릴까. 조사대상들도 조사가 끝났다며 응하지 않을 것 같다.

“문제는 청문회를 제대로 할 수 있느냐, 내실이 있느냐, 유가족과 국민들이 듣고 싶은 내용 있느냐, 즉 콘텐츠다.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특조위에게 주어진 사회적 의무라 본다. 논의 중이지만 극복할 수 있다. 조사대상이나 기관들의 조사불응은 이미 부닥치고 있는 문제다. 소환에 불응한다면 다른 조사할 방법을 찾아야한다. 커다란 지장을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전보다 (조사가) 훨씬 어려워졌다. 그래서 단식으로 알리고 있다.”

▲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 위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특조위가 조사기간을 보장받는다면 규명해야할 조사대상은 무엇인가

“우선 침몰원인을 규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참사 후 정부대응의 적정성, 언론의 명예훼손 및 오보, 참사 및 재난이 일어났을 때에 대비한 안전사회 대안 만들기도 있다. 한 두 가지가 아니라 굉장히 방대하다. 그 중에서도 특조위가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왜 배가 그렇게 가라앉았는가’ ‘골든타임을 왜 놓쳤고 왜 구조를 못했나’ 두 가지다.”

- 특조위 조사대상 중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참사 당시 대통령의 행적이다.

“특별법 5조는 ‘정부대응의 적정성’을 조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수습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콘트롤타워는 청와대인데 대통령이 청와대 수반이다. 세월호 참사라는 중대한 사안과 관련해 명령체계가 어땠는지, 잘 전달됐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우리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법이 정한 특조위의 직무다. ‘대통령의 7시간’ 이야기하며 사생활 조사한다고 하는데 4월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는 특조위가 조사해야할 정부수반, 대통령의 공적인 업무수행에 당연히 포함되는 시간이다. 사생활 이야기하는 건 오해이거나 특조위의 직무를 정치적으로 잘못 이끌려는 의도라고 본다. 공적인 사안이라 관심 갖는 거다. 미국 9.11테러 위원회는 부시 대통령에 대해 비공개 청문회도 했다.”

- ‘7시간’ 논란을 비롯해 지난 1년간 특조위가 정쟁의 중심에 서면서 제약을 많이 받았다.

“아주 어렵게 특조위 활동을 해왔다. 부위원장 두 명이 이런저런 이유로 사퇴했고, MBC 사례도 있지만 조사기관도 조사에 잘 응하지 않는다. 자료도 잘 안 보내주고. 이런 일상적인 어려움 속에서 청문회를 두 번 했고, 이제 막 기초적인 워밍업을 마치고 조사를 본 궤도에 올려 가속도를 내던 상황이다. 최근 용역결과 발표를 통해 국민들 관심을 상당히 모았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며 조사가 성과를 내던 그런 단계였다.”

▲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 위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1년 간 보수언론은 특조위가 세금낭비하고 결과물도 제대로 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작년의 경우 특조위가 신청한 예산에 비해 실제 배정된 예산은 3분의 1 밖에 안 됐다. 사업비가 거의 배정이 안 됐다. 금년에 예상 받은 것도 국회 농해수위에서 120억 원 정도 책정했는데 정부는 60억 원 정도로 깎았다. 그 중 사업비가 10억 원이다. 특조위가 세금을 많이 썼다는 건 언어도단이다. 예산 규모 자체가 너무 적었다. 특조위 종료를 정당화하기 위한 잘못된 주장이다. 보고서도 몇 개 안 썼다고 하는데, 특조위가 조사하는 사건은 각자 독립되지 않고 다 연결돼 있다. 일정 정도까지 조사가 무르익지 않으면 진상을 규명하는 게 쉽지 않다. 정당한 비판이 아니다.”


▲ 조선일보가 지난해 7~8월 보도한 특조위 예산 관련 기사 제목 모음. 편집=정민경 기자

- 정부도 1년 간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

“정부에 의지가 있었다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다. 조사기간이 1월1일부터라는데 예산은 8월에 줬다. 소위원장 외에 최고 책임자인 진상규명 국장은 강제종료시킨 6월30일까지 임명을 안 했다. 작년 9월에 공채해서 올렸는데 아직도 임명장을 안 줬다. 시행령에 공무원 48명을 배정하게 되어 있는데 그 중 19명을 배정 하지 않았다. 특조위의 진상규명을 통해 사회적 과제를 풀게 할 생각이었다면 말이 안 되는 행동이다. 왜 임명도 안 하고 공무원도 안 주나. 참 어처구니가 없는데, 워낙 부조리한 일이 많이 벌어지니 언론이 잘 다뤄주지도 않는다. 이렇게 인력을 안 주니 조사관들이 조사 업무 외에 행정업무까지 해야하고, 인력소모가 많이 됐다. 이런 점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 이 상황을 풀 가장 좋은 방법은 국회가 나서는 것인가

“정부가 스스로 바꿨으면 하는데 그럴지에 대해 의문이 있고, 국회가 나서야 한다. 야당이 애를 쓰고 있는 건 같은데 확실한 의지를 봤다면 이렇게 (농성하러) 나오지 않았을 거다. 그냥 기다리면 되니까. 그냥 기다리다간 가라앉은 세월호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조위도 가라앉을 것 같았다. 세월호 특조위의 골든타임이다. 9월 말이면 문을 닫아야할지도 모른다. 특조위는 지금 정부와 국회, 한국사회에 ‘조사하게 해달라’며 구조요청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이석태 위원장의 단식농성장에는 시민들의 지지방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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