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놀 때는 뒤로 물러나주세요"

이유주 기자 2016. 8. 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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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파니 박사가 전하는 놀이교육법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아이는 우주적 존재입니다."

마리 루이제 콤파니(M.-L.Compani) (사)한국 루돌프 슈타이너 인지학 연구센터 지도교수는 3일 오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1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국제 워크숍에서 "아이가 노는 모습을 살펴보면 아이의 천재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아보육,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워크숍은 영아보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관심을 증대시키는 한편, 해외 보육계 석학의 강연을 통한 보육인들의 자기성찰을 돕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가 개최한 이날 워크숍에는 김옥심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장을 비롯해 김영미 보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최규삼 베이비뉴스 대표 등 보육 관계자 400명이 참석해 콤파니 교수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콤파니 교수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크레어발트 발도르프 현장에서 16년 간 교사로 활동했으며, 슈투트가르트 발도르프 영유아 사범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프랑크푸르트 니어우어젤 '호프 der hof' 발도르프 영아교육개발 연구소 책임교수와 (사)한국루돌프슈타이너인지학연구센터의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보육 전문가다.

마리 루이제 콤파니(M.-L.Compani) (사)한국 루돌프 슈타이너 인지학 연구센터 지도교수가 3일 오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1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국제 워크숍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표현민 기자 ⓒ베이비뉴스


콤파니 교수는 이날 '존중과 협력의 돌봄'을 주제로 헝가리의 몬테소리 여사로 존경 받는 '에미 피클러' 박사의 아동발달 이론과 놀이 발달을 강조하는 발도르프 영유아교육학을 소개했다.

먼저 콤파니 교수는 "'전 세계 아이들의 놀이 발달과정이 문화와 관계없이 비슷하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이고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우리는 아이들이 놀이를 잘 할 수 있도록 어떤 전제조건을 가져야 하는지, 진정한 놀이를 이루려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콤파니 교수는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날 때 이미 많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또한 이 능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며 "아이들이 가진 기본적인 잠재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아이를 조용히 놓아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0~3세 아기는 두 가지 기본 욕구를 가지고 있다. 엄마, 아빠, 언니, 오빠 등 주변 인물들과의 애착관계를 원한다. 어른들로부터 인정받고 주목받고, 바라보는 대상이 되고 싶어한다.


또 한편으로는 세상을 탐구하고 탐험하는 데 방해받고 싶지 않은 욕구가 있다. 즉, 아이는 성인과의 애착관계를 원하는 동시에 혼자 세상에 집중할 수 있는 양극의 환경을 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콤파니 교수는 "어른은 아이의 놀이를 지켜봐주지만, 놀이에 개입하려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가 자유롭게 놀이하려면 먼저 부모, 교사 등 성인과의 애착형성이 전제돼야 한다.

아이는 배고픔을 느끼면 울게 된다. 하지만 충분히 젖을 먹고 양분을 섭취하면 만족감을 느낀다. 내면상태도 마찬가지. 보호자와의 애착관계가 원하는 대로 충분히 이뤄졌을 때 더 잘 놀 수 있다. 이러한 전제조건이 채워졌을 때야 말로 아이는 '자유놀이'가 가능하다. 따라서 놀이를 하기 위해서는 어른이 동반돼야 한다. 어른의 관심이 필요하다.

콤파니 교수는 "'동반'한다는 것은 '아이가 노는 것을 잘 바라보는 것', '관찰하는 것'"이라며 "만3세 아이라고 해도 자신의 의지대로 놀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보호자는 놀이에 개입하지 않고 잘 노는 것을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 스스로 행하는 '자유놀이'의 중요성은 뇌과학에서도 밝혀졌다. 뇌과학 박사들은 "영유아는 잘 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 능력을 잘 발휘한 아이는 학교에 가서도 학습을 더 잘 한다"고 입을 모은다.

콤파니 교수는 "잘 자랄 수 있는 토대는 '영유아기 놀이'다. 자유놀이는 뇌의 발달과 연결된다"며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어렵게 해내면 만족감과 보람을 느낀다. 어른의 과제는 개입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뒤로 물러나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이마다 발달하는 속도는 분명히 다릅니다. 아이가 세상을 탐험하는 모습을 잘 지켜봐주고 기다려주세요. 방해를 받지 않아야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온전히 발휘해 자기의 능력을 펼칠 수 있습니다."

3일 오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1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국제 워크숍에서 400여 명의 보육인들이 콤파니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 표현민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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