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부, 경제 위축 이유 난색에
“전기요금에 목적세 신설” 주장
/그림 1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왼쪽)와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배우한 기자

야권이 ‘가정용 전기료 폭탄’ 비판 여론을 등에 업고 연일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11일 뒤늦게 전기요금 누진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물러서자, 한 걸음 더 나가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해 가계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그간 싼 값으로 제공된 산업용 전기 요금에는 ‘친환경세(일명 원자력사후관리세)’ 등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해 전기요금을 현실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여당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기업 비용 부담으로 직결돼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기료 누진제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고 있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1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의 전기소비량이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높은데, 산업용 전기요금이 너무 저렴하다 보니 전력 과소비가 심해진 게 주 요인이다”며 “단순히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면 한국전력의 수익만 늘려주는 만큼 휘발유에 유류세를 부과하듯 전기요금에도 목적세를 별도로 신설해 사회로 환원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수급 대책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 같은 목적세가 노후 원자력 사후 관리 및 폐기물 처리 비용에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민주 변재일 정책위의장도 “높은 영업이익을 구가하는 대기업에게 원가 이하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특혜”라며 산업용 요금 인상 불가피성에 공감했다.
다만 변 의장은 세금 신설을 통한 인상 방안에 대해선 “한전이 주식회사로 전환된 만큼 세금 부과 문제의 적절성 여부는 따져봐야 한다”며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것은 점진적으로 논의해나갈 문제로 지금은 하절기 가정용 요금 폭탄을 줄이는 게 최우선이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변 의장은 일단 어떤 요금 체계가 부과되더라도 7-8월에 한해서 할인해주는 ‘계절별 차등요금제’를 이날 정부에 제안했다. 국민의당은 산업용 전력의 경우 요금을 인상하되 전력 사용을 줄이는 기업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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