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귀순은 북한 붕괴위기보단 제재강화의 결과"

2016. 8. 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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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WP·WSJ 등 분석.."엘리트 충성심 불안은 사실" "김정은 정권에 뜻밖의 타격..한미동맹엔 정보원 횡재"
태영호가 2014년 영국에서 강연하는 모습[유튜브 캡처=연합뉴스]

NYT·WP·WSJ 등 분석…"엘리트 충성심 불안은 사실"

"김정은 정권에 뜻밖의 타격…한미동맹엔 정보원 횡재"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주요 해외언론들이 최고 엘리트 계층으로 거론되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의 귀순 배경과 의미를 주시했다.

이들 매체 인터뷰에서 북한 전문가들은 대북제재 강화로 북한 외교관의 활동이 어려워진 현실이 망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주로 내놓았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을 당혹스럽게 할 태 공사 귀순이 핵실험과 미사일 등으로 북한과의 관계가 틀어진 남한에는 승리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NYT는 이번 귀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통치하는 북한 체제에 대해 커지는 불만을 방증한다는 해석은 경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NYT 인터뷰에서 "채 공사처럼 고립된 인사의 망명을 북한 체제 불안을 나타내는 징후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김정은 통치에 도전하는 조직적인 움직임도 없었다"고 말했다.

NYT는 다만 국제사회 대북제재 강도가 높아지면서 갈수록 북한 외교관들이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워지자 이들이 북한의 압박을 받기보다는 망명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태 공사의 귀순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태영호 공사가 근무했던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연합뉴스 자료사진]

WP에 따르면 세계 각지의 북한대사관은 북한의 돈벌이에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북한 외교관들이 금, 담배, 코뿔소 뿔, 헤로인 등을 밀수하다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WP는 태 공사의 귀순과 직결된 배경으로 북한 활동을 철저하게 감시하는 눈이 많아지면서 북한 외교관들이 밀수 등의 할당량을 채우기 어렵게 된 점을 주목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한 전문가 분석을 빌려 엘리트 외교관이었던 태 공사의 귀순이 북한 체제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점을 시사하지는 않는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북한 연구자인 크리스토퍼 그린은 태 공사 귀순을 두고 "북한 체제가 붕괴 직전이라는 의미일까? 절대 아니다"라며 "다만 체제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태 공사는 북한 체제의 최대 수혜자 중 한 명으로 체제에 충성해야 할 한 가지 이상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흔치 않게 해외 부임지에 가족을 데려간 것을 보면 평양으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년간 런던에서 가족과 함께 풍족하게 생활한 태 공사의 귀순은 오늘날 북한 정권의 본질에 대해 좋은 말이 나올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WSJ는 "북한 고위층에게는 올해로 집권 5년 차인 북한 3세대 지도자 김정은의 통치가 지속할지를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태 공사의 '극적인' 귀순으로 평양 엘리트 계층의 충성심에 대한 의문이 새롭게 고개를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정부의 사정을 상세히 알고 있을 태 공사가 한국과 서방 세계에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왼쪽)이 에릭 클랩튼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옆에서 에스코트하던 태영호 공사 모습[일본 TBS 방송 캡처=연합뉴스]

WP는 "태 공사의 귀순은 북한 독재 리더십에 당혹스러운 충격"이라며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동맹국에는 잠재적인 정보원을 얻는 뜻밖의 이익을 안겼다"고 보도했다.

태 공사를 여러 번 만난 영국 리즈 대학의 북한 전문가 애덤 캐스카트는 태 공사에 대해 "주영 북한대사관 운영의 핵심으로, 대사보다도 대사관에 오래 있었다"고 WP에 말했다.

2014년 런던 한 서점에서 태 공사가 북한대사관을 대표해 북한을 찬양하는 연설을 한 일이 그의 북한 체제 내 지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캐스카트는 분석했다.

또 WP는 태 공사 귀순이 북한과 영국의 미묘한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태 공사 귀순에 대해 "우리가 입장을 밝힐 사안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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