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남부 결혼식장서 폭탄테러..하객 등 30명 사망·94명 부상(종합2보)

2016. 8. 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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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또는 PKK의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
한 남성이 결혼식장 테러 현장의 시신 옆에서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IS 또는 PKK의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의 한 결혼 축하 파티 현장에서 20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 1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알리 예를리카야 가지안테프 주지사는 이날 밤 10시 50분께 가지안테프 도심의 야외에서 열린 결혼 축하 파티에서 폭발이 발생해 하객 등 최소 30명이 숨지고 9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폭발은 파티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을 때 벌어졌으며, 마을 전역에서 폭발음이 들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는 수십 구의 시신이 천으로 덮인 채 거리에 눕혀져 있는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수십 대의 구급차가 출동해 사상자를 이송했으며 경찰은 현장을 봉쇄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터키 남부 결혼식장 테러 [AFP=연합뉴스]

예를리카야 주지사는 이 폭발이 '테러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말했다.

메흐멧 심세크 부총리도 '야만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자살 폭탄 테러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폭탄 공격으로 결혼 파티가 애도의 장이 됐다고 비난하면서 "어떤 테러 조직이든 국민과 국가, 정부는 그에 맞서 결연하게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터키 사람들은 가장 행복한 날이어야 할 결혼식을 노린 공격이 발생했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가지안테프 현장을 찾은 심세크 부총리는 "모든 테러 조직들에 맞서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번 테러의 배후가 어떤 조직인지 말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슬퍼하는 테러 희생자 가족들 [AFP=연합뉴스]

집권 정의개발당 소속 메흐멧 에르도안 의원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나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소행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터키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PKK와 IS의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6월에는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는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 폭탄·총기 난사 테러로 44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

시리아 국경에서 64㎞ 떨어진 가지안테프는 난민과 테러 조직이 몰려 터키 다른 지역보다 위험하다고 꼽히는 지역으로, 지난 5월에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경찰관 2명이 숨졌다.

한편 이날 공격이 있기 몇 시간 전 이을드름 총리는 "앞으로 6개월간 시리아 내전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시리아 미래에는 쿠르드 반군도, 다에시(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의 아랍어 약자)도, 아사드도 없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이번 공격이 IS의 소행이라면 수세에 몰린 IS가 아직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벌인 보복 공격일 것이라고 BBC는 예상했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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