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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사망설' 최초 유포자는 미국 거주 일베 회원..경찰, 수배조치

노도현 기자 입력 2016. 08. 25. 12:08 수정 2016. 08. 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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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사망. 엠바고 상태이며 오후 3시경 발표 예정”

지난 6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처 불명의 ‘찌라시’(정보지)가 온라인 상에 유포됐다. 이날 삼성그룹 관련주의 거래량이 급격이 증가했고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삼성전자는 다음날 경찰에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6월 29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속보] 이건희 전 삼성 회장, 29일 오전 사망’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가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글은 다수의 추천을 받아 ‘일간베스트’ 글로 선정됐으나 관리자에 의해 삭제됐다.

해당 글에는 인터넷 언론사 ‘아시아엔’의 기사를 캡처한 이미지 파일이 첨부돼 있었다. 아시아엔은 2014년 5월 16일 이건희 회장이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같은해 12월 해당 기사의 오류를 인정하고 기사를 삭제했다. 그러나 일간베스트에 올라온 기사는 사망일자와 보도일자가 올 6월 29일로 조작된 상태였다.

경찰은 조작 기사를 본 사람들에 의해 이건희 회장 사망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유포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일간베스트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인터넷주소(IP)를 역추적했다. 그 결과 미국에 사는 최모씨(30)가 조작 기사를 최초로 게시한 것을 확인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일간베스트에 이건희 회장 사망 관련 조작 기사를 게시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및 자본시장법 위반)로 최씨를 입건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조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2000년 출국해 군입대도 연기한 채 15년째 미국에서 살고 있다. 그는 경찰에 자신이 마트에서 시간제 노동(파트타임잡)을 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경찰과의 통화에서 “일베 활동을 한 지 약 2년 정도 됐다”며 “사람들의 관심도 받고 포인트도 쌓기 위해 이건희 회장 사망설에 관한 글을 게시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기사 조작 여부에 대해서는 조작 사실을 인정했다가 부인하는 등 진술을 번복했다.

최씨는 올 4월부터 일간베스트 등에 이건희 회장 사망에 대한 3건의 글을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한방 의학으로 소생했다”, “이건희 회장이 사망했다”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삼성전자 주가·거래 차트 등을 올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세월호 참사 등과 관련된 합성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최씨가 국내에서 주식거래를 한 내역은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메일, 국제전화, 국제우편 등을 통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최씨는 돌연 종적을 감췄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작성 경위, 주식 차익을 노린 계획성 여부 및 세력 개입 여부 등 사안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ㄱ씨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다음주 중으로 ㄱ씨를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또한 “삼성 관계자가 대리인으로 출석해 이건희 회장 사망설이 명백한 허위라고 답변했다”며 “최씨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사망설 유포 흐름도.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 제공.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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