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취업 늘어나.. 대학진학률 70% 밑으로 '뚝'

남보라 2016. 8. 3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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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80%에 육박했던 대학 진학률이 올해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졌다. 고졸 취업이 늘어난 게 표면적인 이유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4월 전국 2만여개의 유치원, 초ㆍ중ㆍ고교, 대학 등을 조사한 결과, 올해 전체 고등학교 졸업자 중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69.8%(대학 등록자 기준)였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70.8%)보다 1%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대학 진학률이 7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3년 72.6%(대학 입학자 기준)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대학 진학률은 1990년만 해도 27.1%에 불과했지만 경제 발전과 강한 교육열의 영향으로 급격히 증가해 2009년에는 77.8%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감소 추세로 돌아섰고, 이번에 70%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2010년 이전 진학률은 입학자 기준, 2011년 이후 진학률은 등록자 기준이라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추이를 살피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고졸 취업 활성화와 대졸자들의 취업난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선취업 후진학’ 등 몇 년 전부터 정부가 강조해 온 고졸 취업 정책의 영향이 큰 것 같다”며 “실제 과거 3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취업률이 최근 60% 이상으로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는 “대학을 나온다고 반드시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가 줄어들고, 평생학습시대에 대한 인식이 퍼지면서 대학 진학률이 낮아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대학 진학률 감소를 학력 중시 풍조의 후퇴로 해석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재수 삼수생의 비율이 여전히 줄지 않는 것을 보면 ‘대학을 가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학을 다니다 그만두는 비율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반대학의 학업중단비율은 4.1%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방송통신대학과 사이버대학 등은 지난해보다 학업중단비율이 5.7%포인트나 증가해 재학생 4명 중 1명(23.7%)이 중도에 학교를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거 대학을 다니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주로 이들 대학에 진학했는데, 요즘에는 대졸자가 많다 보니 신입생 자체가 줄면서 학업을 중단하는 이들이 함께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전체 유치원 및 초중고교생은 663만5,0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18만4,000여명(2.7%)이나 감소했다. 특히 2000년에 태어난 ‘밀레니엄 베이비’들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중학생 수가 전년보다 12만8,000여명(8.1%)이나 줄었다.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은 9만9,1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20.2% 늘었고,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처음으로 10만명을 돌파(10만4,000여명)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mailto: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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