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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왕 야당" "부실 추경안".. 이정현-추미애 체제 하루만에 충돌

입력 2016. 08. 3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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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안보 극단 치닫는 여야]추경 처리 진통끝에 또 무산

[동아일보]
여야가 30일 3당 원내대표 간에 합의했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를 무산시키며 또다시 치킨게임을 벌이게 된 배경에는 유아 무상보육(누리과정) 지원 예산과 개성공단 폐쇄 기업 지원 예산을 둘러싼 해묵은 의견 차이가 존재한다.

여야는 31일 재협상을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추경안 처리는 물론이고 다음 달 5∼9일 예정됐던 ‘백남기 농민 청문회’와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 그리고 심지어는 내년도 본예산 심사까지 줄줄이 파행을 겪을 수 있다.

○ 새누리 “위헌적 폭거” vs 더민주 “부실 추경”

더민주 “모든 책임 여당에”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총에서 우상호 원내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더민주당은 이날 누리과정과 개성공단 입주 기업 지원 예산 등을 추경에 반영하라며
여당과 대치했다. 최혁중 기자 sainman@donga.com
30일 오전 9시로 예정됐던 본회의에 앞서 새누리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야당의 합의 파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추경안 처리 이후 1박 2일로 예정됐던 20대 국회의 첫 국회의원 연찬회까지 무기한 연기하면서 벼랑 끝 전술을 펼쳤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오늘(30일) 추경안 처리를 하지 않으면 청문회 약속도 동시에 파기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야당의 요구는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는 폭거이고, 새누리당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예산을 증액할 수 없다는 헌법 57조를 인용한 것. 이어 “앞으로 이런 ‘반칙왕’ 야당을 상대로 어떻게 국회 운영을 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정현 대표도 “(더불어민주당은) 도저히 집권해서는 안 되는 정당의 모습을 스스로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반면 더민주당은 정부가 기존에 편성한 추경안이 민생 경제에 도움이 안 될 만큼 부실해 야당이 추가로 요구하는 항목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맞섰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의총에서 “구조조정 때문에 시작한 추경이지만 내용을 보면 보잘것없는 부실 예산”이라며 “부실 대기업에 수조 원을 지원하고 고작 민생에 몇천억 원을 넣는 것도 못 하겠다는 태도로 국정을 운영하느냐”고 맞섰다. 기동민 대변인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3당 간사 협상이 결렬되자 “모든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추경안 협상의 중재를 자청한 국민의당은 거대 양당의 타협을 촉구하고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추경이 노동자의 눈물을 조금이라도 닦아주고, 재하청 업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집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경 결렬된 예결위 3당 간사 협상장에서는 고성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 누리과정, 개성공단 지원 예산 쟁점과 해법은

새누리당이 야당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야당의 요구가 정부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정치 공세성 예산 증액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누리과정 예산은 법적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지원하도록 돼 있다. 올해 추경안에 1조9000억 원의 교부금 증액이 반영됐고, 내년도 본예산에도 4조7000억 원의 교부금 증액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29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돼 예결위로 올라온 누리과정 관련 지방 채무 상환 용도의 증액분(6000억 원)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민주당은 교문위에서 의결된 6000억 원을 포기하더라도, 별도의 교육 예비비 명목의 3000억 원을 민생 예산이라며 추경안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 예비비가 결국 누리과정 예산으로 전용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야당이 추가로 요구하는 개성공단 폐쇄 기업 지원 예산 700억 원 증액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정부가 5200억 원 규모의 지원 결정을 했고, 일부 지원 중인 상황인 만큼 미신고 원·부자재 등에 대한 지원은 확인절차 없이는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더민주당은 당초 정부 지원액이 피해액보다 적다며 증액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여야는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1일 막판 타결을 다시 모색한다. 누리과정 관련 교육 예비비 증액 수준이 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더민주당이 요구한 교육 예비비(3000억 원) 가운데 최대 2000억 원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한때 밝혔다. 국민의당은 증액분을 2500억 원 선에서 중재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석 coolup@donga.com·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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