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 쇼핑은 세번뿐.. '짝퉁 파는 가게' 아예 없더라

시즈오카(일본)=유마디 기자 2016. 9. 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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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관광 코리아] [1] 일본 관광-本紙기자 동행 르포 - "마이너스 투어 상품 없어요" 후지산 관광하고 온천 체험, 49달러 호텔방은 작지만 깨끗 마지막엔 만족도 조사도 꼼꼼히 작년 訪日 관광객 역대 최고치 중국인들 "日과 역사갈등 깊지만 깨끗하고 정직한 문화에 감동"

"일본에는 그런 관광 상품이 없는데요."

(사진 위부터)식당서 日전통 요리 체험 - 지난 7월 14일 일본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후지산 인근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반나절 동안 후지산 관광 - 후지산 중턱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100년 전통 료칸서 하룻밤 - 하룻밤 숙박 요금이 10만원 정도인 료칸의 객실. /유마디 기자

본지가 지난달 일본의 '마이너스 투어'를 체험하기 위해 중국인 장쥔디(29)씨와 함께 중국 현지 여행사에 문의하자, 돌아온 대답이다. 한국에선 초저가로 관광객을 유치한 뒤 쇼핑센터로 끌고 다니며 쇼핑으로 매출을 메우는 경우가 흔하지만, 일본에는 아예 없다는 것이다.

취재기자는 대신 여행사가 추천하는 4500위안(약 75만원·항공권 제외)인 최저가 상품을 골랐다〈그림 참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황금선(黃金線)' 패키지로, 나고야와 오사카, 후지산, 도쿄를 5박 6일 동안 둘러보는 여행 상품이었다.

앞서 본지는 7월 초 중국인 샤난씨와 함께 3박 4일 동안 제주 패키지 투어에 참가하면서 43만원을 냈다. 항공료를 제외하면 일본 상품 하루 평균 비용이 제주 패키지보다 약 2만원 비쌌다. 두 상품 모두 관광호텔급 숙소와 식사, 관광버스, 가이드가 제공됐지만, 실제로 겪어본 결과 품질 차이는 훨씬 컸다. 일본에서는 6일 일정 동안 전자제품·화장품 쇼핑 센터 등 3곳을 들렀다.

"초저가 '마이너스 투어'는 없다"

"하오메이야(好美呀·아름다워라)."

지난달 14일 일본 오사카에서 차로 3시간 정도 떨어진 시즈오카(靜岡)현 후지산(富士山). 해발 2400m 산 중턱에 내린 중국인 관광객들이 "전방(眞棒·최고)"을 외쳤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일본 여행에 나선 리옌씨도 후지산을 배경으로 딸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반나절에 걸쳐 후지산을 둘러보고 내려온 관광객들이 도착한 곳은 일본 전통 숙박 시설인 '료칸(旅館)'. 6층 건물 옥상에는 후지산을 바라보며 24시간 즐길 수 있는 온천이 있었다. 하루 숙박 요금은 10만원대로, 아침·저녁으로 일본 전통 상차림의 식사가 나왔다. '좌식(坐式)' 생활을 낯설어하던 중국인들은 주인의 설명을 듣고 일본 전통 목욕 가운을 입고 온천을 즐겼다.

여행 첫날 도착한 나고야에서 묵은 호텔은 하루 49달러(약 5만4600원)짜리였다. 크지는 않았지만 깨끗했다. 제주에서 묵은 중국인 관광객 전용 호텔보다 오히려 1박당 1만원가량 저렴했다. 가이드가 안내하는 식당은 대부분 100년이 넘은 곳으로 전골이나 고기 덮밥을 내놨다.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 중에 '회족(回族·이슬람교를 믿는 소수 민족)'이 있다"고 하자, 돼지고기 대신 야채나 두부로 만든 음식이 나왔다.

짝퉁 없는 쇼핑 문화에 中관광객 감동

앞서 12일 나고야에서 만난 랴오닝(遼寧)성 출신 관광 가이드 왕쉬성(王旭升)씨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정말 일본을 알고 싶으면 화장실부터 가 보라"고 했다. 후지산 인근 휴게소에서 들른 화장실은 고급 백화점 지하 주차장처럼 빈칸이 모니터에 표시됐다. 수유실과 탈의실, 화장대를 갖춘 화장실도 있었다.

여행 마지막 날 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만족도 조사 설문지를 나눠줬다. 공항으로 출발하기 직전까지 쇼핑센터만 찾았던 제주도 관광 상품과 가장 다른 점이었다. 숙박 시설과 식사에 만족했는지, 가이드가 옵션 투어를 고집하지 않았는지, 원치 않는 쇼핑을 강요당하지 않았는지 등 5개 항목을 물었다. 베이징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린타오씨는 "역사 문제와 영토 갈등으로 중일 양국의 골이 깊지만, 솔직히 공공장소의 깨끗함과 '자훠(假貨·가짜 상품)' 없는 정직한 쇼핑 문화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日, 관광객 유치 목표 3000만명으로 만족도가 높은 일본 관광 상품이 나온 것은 사실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을 보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연속 한국에 뒤졌다. 1000만명 유치도 한국이 일본보다 1년 앞선 2012년 달성했다. 그러나 일본은 2003년부터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비지트 재팬(Visit Japan)' 캠페인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비자 발급 요건 완화, 면세 대상 확대, 엔저(円低) 등에 힘입어 외국인 관광객은 가파르게 올랐다.

결국 2015년부터는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앞서기 시작했다. 작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방문객 수는 1974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은 2020년까지 외국인 방문객 2000만명 유치라는 목표를 사실상 조기 달성하고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 관계자는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원인은 단기적으로는 엔화 가치 하락이고, 장기적으로는 숙박이나 짝퉁 없는 쇼핑 문화 등 관광 인프라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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