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 연체자만 17만명… 통신3사, 단통법 도입 이후 보조금 2조 줄이며 배불려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은 가계통신비 인하가 주된 목적이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국민들의 통신비가 연체될 정도로 여전히 요금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단통법 도입 이후 통신사는 보조금을 줄이며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는 요금을 못 낼 정도인데, 기업은 혜택을 줄이고 배를 불린 것이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통신요금 연체현황’에 따르면 6월 기준 61만7092명에 달하는 국민들의 통신요금이 연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액은 1261억900만 원에 달하며 1인당 13만368원 꼴로 연체됐다.
10대~20대 연체자도 적지 않았다. 20대 연체자는 12만7775명으로 연체자의 20%를 차지했고, 연체비용은 전체 연체액의 34.8%로 나타났다. 미성년자 연체자도 4만8163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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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통신대리점. 사진=연합뉴스 |
이재정 의원은 “수 만 명의 미성년자들이 성년이 되기도 전에 10만원 남짓한 통신요금 연체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봉착하고, 20대가 제대로 된 사회생활도 하지 못한 채 연체자의 굴레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세계 최고의 통신환경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통신요금 연체자를 줄여 나갈 대안부터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값비싼 통신요금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통신3사는 보조금을 줄여 영업이익을 늘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같은 날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보도자료를 내고 단통법 도입 이후 통신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이 2조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명길 의원실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이동전화 지원금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3사의 2014년 이용자 1인당 평균 지원금은 29만3261원이었으나 지난해 22만2733원으로 24% 줄었고, 올해 6월 기준 17만4205원으로 다시 21.8% 줄었다.
이 가운데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보조금을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의 평균 보조금은 2014년 29만6285원에서 2015년 19만5994원으로 줄었다. 통신3사의 보조금 경쟁이 줄어들어 독점사업자의 지위를 공고하게 했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반면 단통법 도입으로 통신3사의 마케팅비가 줄어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조16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96.7% 급증했다. 올해 역시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지난 4월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케팅비용 감축 기조에 따른 이익 성장은 올해 통신산업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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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3사 보조금 평균 지급액 추이.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최명길 의원실. |
단통법은 2014년 10월 도입됐다. 대리점이 고객에 따라 보조금을 마음대로 지급했던 기존 관행을 바꿔 보조금에 상한선(33만원)을 둬 이용자 차별을 방지한 것이다. 이를 통해 줄어든 마케팅비용으로 통신비 인하를 하겠다는 게 정책목표였다. 그러나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통신사와 제조사의 보조금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분리공시제가 빠졌고, 통신3사는 신제품 구입자 중 고가 요금제에만 상한선에 육박하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최명길 의원은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들이 이용자들에 대한 지원은 크게 줄이고, 지원을 줄인 만큼 영업이익을 쌓은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분리공시 등 단통법의 전면적 개정은 물론 기본료 폐지, 단말기 출고가 거품 제거 등 통신료 인하 대책이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통신3사가 소속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내용은 방통위의 시장 모니터링 값”이라며 “특정 유통망 및 특정 스마트폰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2015년 이통3사의 영업이익은 2014년 LTE 가입자 유치, 대란 발생 등 과열됐던 마케팅 비용의 감소와 KT가 구조조정 후 흑자로 전환되는 등의 기저효과가 주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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