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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대책 이후 더 심상치 않은 주택시장

입력 2016. 09. 05. 16:56 수정 2016. 09. 0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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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 현상 지속
신규 아파트 청약 경쟁률 고공행진
아파트도 서울 강남은 올 들어 3%대 상승
국토부는 ‘국지적 현상’이라며 사실상 뒷짐

정부의 ‘8·25 가계부채 대책’ 에 이어 5일 금융당국의 후속 조처까지 나왔지만 최근 집단대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 현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신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고공행진하고 있고, 집값은 기존 주택과 신규 아파트를 가릴 것 없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8·25 가계부채 대책 직후인 지난달 31일 공급된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래미안 장위’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 8500여명이 몰리며 평균 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서울 강북권(한강 이북)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로, 강남권의 투기 열풍이 강북권으로까지 옮겨간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이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은 6개월로,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린 투자자들도 대거 몰렸다.

집값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감정원의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를 보면, 서울의 주택(아파트, 연립, 다세대, 단독주택 통합) 매매가격은 한달 간 0.26% 상승해 올해 들어 월별 상승률로는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달 2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상승해 전주(0.02%)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일부 주택 매수에 나섰고, 가계부채 대책의 주택공급 축소 정책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부 지역의 기존 아파트값이 올랐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은 올해 들어 재건축 분양가격이 상승하고 신규 분양시장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아파트 매맷값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케이비(KB)국민은행 조사를 보면, 올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2.3% 올랐으나 강남구(3.1%), 서초구(3.4%), 송파구(3.1%) 등 ‘강남3구’의 상승률은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계한 7월 현재 수도권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3.3㎥ 당 1433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9.92% 올랐다. 서울은 3.3㎥당 2067만원으로 무려 13.89%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공표되는 분양가 통계는 해당 달을 포함해 직전 12개월 동안의 분양가를 평균한 것이어서, 최근 1년간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격이 직전 1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는 얘기다. 올해 서울 강남권에서는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4043만원), 잠원동 신반포자이(4477만원) 등의 분양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3.3㎥당 4000만원대를 돌파했다.

시장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교통부는 주택시장 과열은 강남 재건축 단지 등 일부 지역에서 보이는 국지적 현상일 뿐이라면서 뒷짐을 지고 있다. 지난 ‘8·25 가계부채 대책’에서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가수요 억제책을 꺼내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전매 제한이 집단대출을 줄일 수단으로 작동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고 자칫하면 주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경착륙’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공급을 줄이기로 한 국토부의 처방은 사실상 수도권 외곽 등 비인기 지역 중심의 ‘미분양 대책’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는다.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부동산학과)는 “부동산 경기부양이 그나마 내수 경기와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게 정부로선 고민스러운 지점이겠지만 위험 수준에 오른 가계부채 관리가 우선“이라며 “대책이 겉도는 것은 오케스트라를 이끌어야 할 지휘자에게 뚜렷한 철학이 없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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