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내가 친박 아니라서 성완종이 나를 검찰에 찔러"

최선욱 2016. 9. 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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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8일 유죄(징역 1년6개월) 판결을 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오늘 재판은 사법적 결정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무죄를 예상했던 홍 지사는 이날 이후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유죄 판결이 나면서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홍 지사는 “성완종이 반기문 매니어인데 내가 ‘대선 준비 하겠다’(지난해 1월)고 말했다가 이렇게 됐다”며 “나는 친박도 아니라서 청와대가 부담이 없을 거라 생각해 성 전 회장이 ‘홍준표에게 돈을 줬다’고 검찰에 찔러주는 조건으로 구속을 면하려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차기 대선 주자로 내세우려던 성 전 회장이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거짓 진술을 했다는 뜻이다.

다음은 기자회견과 질의응답 주요 내용.

“오늘 재판은 사법적 결정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재판 결과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을 순수 사법적 재판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판결 이유를 일부 들으셨던 분이 계시겠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를 붙여서 판결 했다고 본다. 재판장이 판결 이유를 설시하는 속에서 참 황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항소심에서 바로잡을 생각이다. 나는 이것은 사법정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발을 묶어둬야 할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난 오늘 판결을 사법적 결정이라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 양형으로 1년6월을 선고 했는데, 이는 1년 6개월동안 발을 묶어놓겠다는 거다. 그 양형이 적정한 지 법조 기자들은 대법원에 가서 물어보면 알 것이다. 할말은 내 많은데, 많은 부분 생략하고 앞으로 여태 해 왔던 대로 도정에 전념할 겁니다. 사형 선고를 받고도 수 천억 비자금 의혹 받고도 극복한 분들 이다. 하물며 나하고 아무 상관 없는 일에 연루된 사건 정도는 사소한 것으로 본다. 이 사건에 발이 얽매여서 내 갈 길을 가지 않고 주저앉거나 돌아서는 일은 없을 거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에 맞춰서 정치 일정은 재조정하겠다."

Q : 사법적 결정이 아니라는 뜻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A : ”내가 드린 말씀 대로만 이해해달라.“

Q : 앞으로 계획은.
A : “공직생활 33년 동안 한 번도 연루되지 않았던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 지난 1년6개월 동안 흔들리지 않고 도정을 운영해왔고 흔들리지 않았다. 33년동안 겪은 수 많은 어려움에 비하면 사소한 사건이다. 나는 이 사건을 중차대한 사건으로 보지 않는다. 내가 할 일은 이 사건과 관계 없이 흔들림 없이 하겠다.”

Q : 대선 도전은 안 하는 건가.
A : “대권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이 사건도 대권 때문에 생긴거 아닌가. 성완종 리스트 터질 그 무렵에 내가 대통령 경선 얘기를 했다.”

Q : 정치 일정을 재조정한다는 건 어떤 뜻인가.
A : “딴 질문 해주십시오. 항소심에선 사법적 결정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재판하고 내 사건을 자꾸 비교하는데, 그건 이것과 다르다. 성완종이 이완구에게 직접 돈을 줬다는 사건이고, 내 사건엔 윤승모(전 경남기업 부회장)라고 하는 돈 전달자가 있다는 게 다르다. 그런데 이 재판은 마치 성완종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거 같았다. 유죄 판결하는 재판부 설명이 옹색했다. 내 변호인이 제시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 마치 결론을 내놓고 거기에 억지로 짜맞췄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노상강도를 당한 기분이라고 말한 거다. 저승 가면 성완종한테 한번 물어본다 그랬다. 돈은 엉뚱한 데 다 줘놓고 왜 나한테 뒤집어 씌웠느냐고. 지난 기일 재판 증언때 경남기업 전무가 ‘그 때 성완종이 홍준표는 친박도 아니고 청와대 입장에서도 부담도 없으니 홍준표를 (검찰에) 찔러주고 불구속을 노리자’는 얘길 했다. 그게 재판 때 나온 얘기다. 그런데 자기(성완종) 변호사한테 ‘구속영장이 청구됐기 때문에 아무 소용 없다’는 얘기를 듣고 자살했다. 이건 지어낸 얘기가 아니고 경남기업 전무의 증언이다. 자기는 구속되지 않으려고 친박 아닌 홍준표를 찍어 (검찰과) 불구속 딜(협상)을 했다는 얘기다. 이런 모든 이야기는 다 제쳐놓고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했고, 선고는 1년 6개월이 나왔다. 정치자금법 사건에서 이런 전례가 있나 한번 찾아보시라. 항소심에 가면 밝혀질 수가 있다.”

Q : 이런 판결 예상했나.
A : “1%도 그런 생각 안했다. 판결 이유 읽으면서 재판장이 나랑 눈도 안마주쳤다. 뭔가 납득이 돼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Q : 대선 출마 선언은 언제쯤 하려고 했었나.
A : “대선 얘긴 안하려 한다. (지난해 1월) 대선 얘기했다가 이렇게 된 거 아니냐. 성완종이 반기문 매니어다. (주변 사람은) 전부 친박이다. 충청포럼을 성완종이 만들었고, 돈은 다 그 사람들끼리 나눠 쓰고나서 왜 엉뚱하게 나를 끌어들이나. 검찰은 공천 때문에 성완종이 나에게 돈을 줬다고 하는데, 재판에선 윤승모가 공천이랑 상관 없다고 했다. 이건 좀 심하다고 생각한다. 결론 내놓고 짜맞추니까. 돈을 주려면 그 이유가 있어야 할 거 아닌가.”

Q : ‘내가 할 일은 이 사건과 관계 없이 흔들림 없이 하겠다’는게 무슨 뜻인가.
A : “그 이야기 안하겠습니다.”

Q : 1년6개월 동안 발 묶으려 하는 사람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지지자란 말인가.
A : “그건 모르겠다. 근데 나를 1년 6개월 동안 묶어야할 이유는 있지 않겠나.”

Q : 그 사람들끼리 돈 나눠썼다는 얘기는 무슨 뜻인가.
A : “기소되고 난 다음에 소상히 듣고 있는 게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하겠다.”

Q : 정치 은퇴 주장도 나온다
A : “누가? 야당에서? 그렇다면 박지원(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는 열 번도 더 은퇴 해야한다.”

Q : 항소심에 낼 새로운 주장이나 논리가 있나.
A :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검찰이 숨기는 게 많다. 내가 검찰의 전설이다. 그런데 이 사건 수사하면서 검찰이 나한테 몰염치한 짓 많이 했다. 그것도 내가 참겠다. 그건 지금 내가 을의 입장이니까. 이 사건 처음 보도했던 경향신문을 보시라. 성완종이 나한테는 ‘한나라당을 사랑하니까 홍준표한테 돈을 줬다’고 한다. 나는 성완종과 통화한 적도 없다. 돈을 줄려면 불법 정치자금을 주려면 사전에 신뢰관계가 형성이 돼야한다. 오랜 친분이 있거나 동창이든 그런 관계여야 정치자금을 몰래 주고 받는 것이다. 성완종은 내 후원자도 아니고 얼굴도 잘 모르고 공천 부탁도 한 일이 없다. 아무런 일도 없었던 사람이 나한테 돈을 줬다고? 그게 판결인가. 성완종이 부처님이나 하나님한테 돈을 바치는 것도 아니고 왜 나한테 돈을 주나? 공천 부탁을 해야 하는데 법정에선 공천부탁 한 일이 없다는 게 나왔잖나. 아무런 이유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 뭘 믿고 (성완종에게서) 돈 1억원을 받겠어. 설명이 안 되잖아. 그래서 내가 어이가 없다는 거다. 나는 설마 요즘 재판이 그렇게 까지 하겠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근데 돈을 줬다는 그 이유도 (재판부가) 설명을 해줬으면 납득을 할텐데 그런 것 없이 그냥 1년6개월 실형 살라는 거 아닌가. 대법원에서 확정하면 감옥 가야지 어쩌겠나. 그런데 그걸 어떻게 납득을 하겠느냐. 원님 재판이다.”

Q : 도정은 차질 없이 수행하는 건가.
A : “도정은 계속 한다. 이런 사건으로 내가 위축되진 않는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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