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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전두환 일해재단 재현 아니냐"..청 "언급할 가치 없어"

입력 2016. 09. 20. 19:26 수정 2016. 09. 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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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르·K스포츠에 청 개입 의혹
야당 “국감서 철저히 규명할 것”
노회찬 “사실로 드러나면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 해당”
청와대는 “일방적 추측”

야권은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미르 재단과 케이(K)스포츠 재단 설립에 개입한 의혹을 ‘제2의 일해재단’ 사태라고 규정하며 국정감사 등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5공 비리’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일해재단은 미얀마 아웅산 폭발사건의 희생자 유족에 대한 지원 등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실제론 전두환 대통령이 물러난 뒤에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벌기업들의 ‘팔을 비틀어’ 수백억원에 이르는 기금을 조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미르 재단과 케이스포츠 재단이 설립된 지 몇개월 만에 800억원에 이르는 기부금을 조성했다. 특혜 의혹을 불러 일으킬 정도의 설립 허가 과정과 기부금 모금 뒤에 청와대 수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의장은 “전두환 정권의 일해재단이 어떻게 국민적 의혹을 받고 질타를 받았는지 잘 알 것이다. 더민주는 미르 재단과 케이스포츠 재단 문제에 대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재벌들이 전경련을 통해 갹출한 것으로 돼있지만 미르 재단 486억원, 케이스포츠 재단 288억원, 이 정도 돈이 청와대가 뒤에서 움직이지 않고, 정권 차원에서 조종하지 않고, 어떻게 자의에 의해 모아졌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겠나”라며 “이 정도면 과거 5공 정권의 일해재단이 떠오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23일 예정된 사회·문화·교육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따져물을 예정이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직접 대기업들로부터 최소 800억원이 넘는 거액의 출연금을 받아낸 정황, 두 재단의 조직 구성 과정에 안 수석이 직접 개입한 정황,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지인이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황 등을 볼 때 기업의 강제모금으로 대통령 퇴임 후를 위해 준비됐던 일해재단의 재현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 모든 정황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개인 이익을 위해 공적 권력을 행사한 직권남용으로 탄핵소추 사유에 해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선을 그었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씨가 청와대 실세인가’를 묻는 질문에 “아침에 보도가 있었는데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에 전혀 제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또 신생 재단인 미르와 케이스포츠가 박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제가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를 지원사격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야당은 자신들이 믿고 싶어하는 의혹을 두고 마치 사실인양 펼친 정치공세도 모자라,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주장에다 ‘비선 실세’에 ‘권력형 비리’, 심지어 ‘탄핵’이란 용어마저 운운하고 있다”며 “이러한 야당의 행태는 사실이 아니라도 의혹만 부추기면 된다는 ‘아니면 말고 식’ 무책임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송경화 최혜정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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