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색] 15억 들인 포항 드라마세트장 결국 철거

2016. 9. 2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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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 3년만에.. 혈세 낭비 비난

포항시가 15억원을 들여 건립한 드라마세트장이 제대로 활용도 못한 채 철거작업에 들어가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시와 경북도가 각각 7억5000만원씩, 모두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3년 5월 건립된 드라마세트장이 재난위험 시설로 분류돼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포항시는 철강산업으로 대한민국 근대화의 초석을 놓고 영일만 신화를 창조한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을 재조명하는 드라마 제작을 위해 포항시 북구 흥해읍 도음산 일대 1000여㎡에 드라마세트장을 건립했다.

포항시가 북구 흥해읍 도음산 일대에 1960∼70년대의 청와대를 본떠 건립한 드라마세트장.
철강도시인 포항의 정체성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포항시가 1960∼70년대 청와대를 실물의 70% 크기로 드라마세트장을 만들었으나 부실공사 논란까지 일면서 방치됐다.

드라마는 당초 KBS에서 ‘강철왕’이란 제목으로 제작해 방영하기로 했으나 정치적 논란이 일어 불발됐다. 당시 방송 계획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드라마 제작사와 협약을 맺은 포항시는 세트장을 착공도 하기 전에 비용부터 지급, 포항시의회 등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후 1년 뒤 종편을 통해 ‘불꽃 속으로’란 제목의 20부작으로 방송했으나 1%대 저조한 시청률로 시선을 끌지 못했다.

드라마 참패에 이어 세트장 부실공사 논란도 불거졌다. 건립한 지 1년이 지난 2014년 7월에 실시한 구조안전진단에서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E등급을 받은 건물은 재난위험시설로 분류해 사용을 제한하거나 철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국민안전처에서 철거 명령을 내렸고, 포항시가 이달 말까지 다시 5000만원을 들여 철거작업 중이다. 포항시는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역사 교육장이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모두 무산됐다.

철거 작업 중인 드라마세트장
포항시의 한 관계자는 “활용 방안을 고민했으나 안전진단에서 최하등급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철거하기로 했다”며 “드라마세트장은 고정건축물이 아닌 가설건축물이기 때문에 보존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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