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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진 공포 확산]'원전 5km 거리에 활성단층' 보고서..자료 부족하다며 '쉬쉬'

목정민·김기범 기자 입력 2016. 09. 22. 06:02 수정 2016. 09. 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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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정부 ‘지진 보고서’ 비공개
ㆍ추가 연구·모니터링도 안 해…원자력계 반대 탓 의혹
ㆍ지질학계 “울산·일광단층 활성화 주장은 이미 정설”
ㆍ해양과학기술원도 ‘신생대 제4기’ 활동 사실 확인

[해저에 남은 양산단층 활성화 증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촬영한 양산단층의 해저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양산단층이 연장된 해저단층 F1, F2, F3 가운데 가장 오른쪽의 F1이 양산단층이며 F2, F3는 양산단층 시스템에 속한 단층들이다. 연구진은 신생대 제4기(약 260만년 전부터 현재) 이후 퇴적된 R2 지점 위의 지층이 변형된 사실을 통해 F1 단층이 신생대 제4기에 활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현권 의원 제공

원전 14기가 밀집돼 있는 고리와 월성 원자력발전소 단지에서 불과 5㎞ 떨어진 지역에 활성단층이 존재하고 이 단층에서 규모 5.8~8.3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연구결과는 원전 안전에 대한 불안을 높이고 있다.

21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소방방재청(현 국민안전처) 보고서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 지도 제작’을 보면 고리원전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5㎞ 떨어진 곳에 있는 일광단층, 월성원전에서 직선거리로 약 12㎞ 떨어진 울산단층이 모두 활성단층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는 경주와 부산 등에 걸친 양산단층과 울산단층, 일광단층 등 35개의 단층을 분석했다. 국내 최초로 활성단층 지도를 제작하려 시도한 것이었다.

[S파 속도 지도로 본 지진 취약지대]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산출한 동아시아 지역 지하 30㎞ 깊이의 지진파 중 S파의 속도. 연구진은 색깔 변화가 심한 부분은 지각의 두께가 급격히 변하며 S파의 속도가 달라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동해안에서 S파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바다로 갈수록 주황색, 노란색이 파란색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내륙보다 바다에서 큰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현권 의원 제공

보고서는 해당 단층을 활성단층이라고 판단내리려면 관측 등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활성단층으로 판단할 만한 자료가 부족한데 당시 연구에서도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면 보완해야 함에도 소방방재청은 추가 연구는 물론 해당 단층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수원이나 원자력학계의 반대로 보고서가 비공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두 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것은 지질학계에서는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교수는 “울산단층과 일광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주장은 학계에서 이미 1980년대부터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박사도 “지질학계에서는 이미 울산단층과 일광단층이 양산단층의 가지로 땅속 깊은 곳에서 연결돼 있는 활성단층일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해양수산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보고서에도 이미 지난해부터 정부가 양산단층과 일광단층이 활성단층임을 확인한 사실이 들어 있다. 해양과학기술원은 2009년부터 남해·동해 해저에서 양산단층을 비롯한 영남권 단층들에 대해 연구했고, 지층이 변형된 형태를 통해 양산단층과 일광단층이 신생대 제4기(약 258만년 전부터 현재)까지 활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정부는 고리·월성 지역에 원전을 계속 운영할 뿐 아니라 신규 원전까지 승인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6월 고리 원전지역에 추가로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를 승인해 2021년이 되면 원전 10기가 운영된다. 이 지역은 세계 최대의 원전 밀집 지대다. 원전은 내진설계를 넘는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대참사를 일으킬 수 있다. 원전 내부에 있는 핵연료 등 고방사능 물질이 지진 발생 탓에 외부로 유출될 경우 인명 피해와 환경적 피해가 엄청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지역은 아직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현재 원전이 규모 6.5~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돼 있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고윤화 기상청장도 최근 “규모 6.5 이상의 지진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월성원전에서 12㎞ 떨어진 울산단층에서 규모 5.8~8.3의 강진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에서도 규모 6.8~7.6의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7.0까지 내진설계가 돼 있는 국내 원전의 보완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이미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난 만큼 현재 원전의 안전정책을 하나하나씩 되돌아보고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정민·김기범 기자 m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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