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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은 청와대와 검찰의 금기어였다

김도연 기자 입력 2016. 09. 26. 17:21 수정 2016. 09. 2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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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정윤회 문건’의 진원은 최순실, 검찰 수사에서도 확인… 십상시 모임 등 출처, 최순실 소환 조사도 안 했다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측근으로 알려진 고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시기는 크게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과 2012년 대선, 그리고 2013년 ‘정윤회 문건’ 등으로 나뉜다.  

박 대통령이 굵직한 선거에 나설 때마다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비선 실세’ 의혹의 실체가 최근 한겨레 보도를 통해 일부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재벌로부터 800억 원을 끌어모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은 박 대통령 퇴임 이후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이 때문에 내년 대선과 이후에도 ‘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정윤회 씨가 지난 2014년 12월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조사를 앞두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최씨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정윤회 문건을 되짚을 필요가 있다. 문건이 찌라시에 불과하다는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이후 ‘청와대 문건 유출로 귀결되는 검찰의 짜맞추기식 수사가 최씨에게 빗장을 열어준 꼴이 됐기 때문이다. 

2014년 11월 세계일보 보도로 청와대 비선들의 ‘국정 농단 의혹’이 제기됐으나 검찰은 국정 농단이 아닌 문건 유출에 초점을 맞췄다. 물타기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 까닭이다. 

정윤회 문건의 시작은 최씨와 그의 지인이었다. 중앙일보는 그해 12월16일 “(정윤회 문건의) 발단은 정(윤회)씨의 전 부인 최순실씨로부터 이들 부부의 사생활을 전해 들은 여성 김모씨가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였다”고 보도했다. 

박동열 전 청장이 친분이 있던 김씨(김씨는 최씨 소유의 신사동 건물 세입자로 의류사업을 하고 있었다.)로부터 최씨의 이야기를 전해들었고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박관천 전 경정이 박 전 청장의 제보 등을 토대로 ‘정윤회 문건’을 작성했다는 것이 당시 검찰의 판단이었다. 

언론은 이를 풍문 정도로 치부했지만 최씨는 김씨와 ‘언니 동생’하는 각별한 사이인 데다가 최씨 본인이 정윤회 문건의 진원이었다는 점에서 수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 2014년 12월16일자 중앙일보 보도.
중앙일보, TV조선 등에 따르면, 김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나선 검찰 조사에서 “건물주인 최씨와 가깝게 지냈다”, “최씨가 말해준 남편(정윤회)과의 갈등, 이혼 고민 등을 박 전 청장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최씨가 김씨 본인에게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다”, “이혼하게 될 것 같다” 등의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는 것이다.

박 전 청장 역시 검찰 조사에서 “최씨를 ‘언니’라고 부르는 김씨로부터 정씨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자신이 김씨에게만 말한 내용이 외부로 흘러 나간 사실을 알고 김씨에게 화를 내며 “나가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건 작성의 단초를 제공한 최씨에 대해선 소환하거나 부르지 않았다. 대신 지난해 1월 정윤회 문건 중간수사 발표에서 “정윤회씨와 청와대 비서진들간 비밀 회동 자체가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김씨를 직접 취재했던 선데이저널은 2014년 12월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추궁 아닌 추궁을 하면서 사건을 교묘한 방향으로 선회시켰다”며 “김씨가 박동열 전 청장에게 한 말은 최씨에게 들은 이야기 아니라 지어낸 말이라고 만들어냈다”고 보도했다.

선데이저널의 연훈 발행인은 지난 2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미성’이라는 사우나에서 만난 최씨와 김씨는 친분이 매우 두터웠다”며 “여러 방면으로 취재를 했다. 비선 실세의 몸통은 내버려둔 채 형식적인 조사만 이뤄졌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1월10일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이 최씨를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정씨 부부가 자신들의 딸(정유연씨)의 승마 선수 선발전과 관련해 특혜 시비가 일자 승마 협회를 감사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고 원치 않은 내용의 감사보고서가 나와 청와대 지시에 따라 감사 조사에 참여한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2명이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는 의혹 보도가 제기됐지만 이 역시 유야무야됐다.

검찰의 정윤회 문건 수사를 이끌어낸 인물은 당시 우병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청와대 비리 의혹 중심에 있던 우병우 민정수석의 청와대 입성에도 최씨가 관여했다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을 마냥 흘려 들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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