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같은 회사는 성공 못한다..美 '스타트업 스쿨'서 듣는 VC 조언

손재권 2016. 9. 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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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대라면 암호화폐, 인공지능 그리고 바이오테크 영역에 뛰어들겠다."

실리콘밸리 밴처캐피털의 살아 있는 전설, 마크 앤드리슨(45)의 말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에어비앤비, 오큘러스VR까지 작은 스타트업일 때 투자해 굴지 회사로 키우는 데 일조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벤처캐피털리스트다.

최근 미국 쿠퍼티노에 있는 데안자칼리지 플린트센터에서 열린 '스타트업 스쿨' 콘퍼런스에서 그는 "연간 약 2000개 회사가 찾아오는데 그중 1%인 20개 회사만 투자한다. 내가 22세라면, 위대한 기술 회사에 투자해 지속적으로 배우고 좋은 평판(reputation)을 만들고 네트워크를 조직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스쿨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액셀러레이터(창업 육성 업체) 'Y콤비네이터(YC)'가 개최하는 연례 콘퍼런스다. YC는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뿐 아니라 업무공간, 멘토링 등도 제공한다.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스트라이프 등을 키웠다. 한국에서는 미미박스가 YC 출신이다. 스타트업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사례와 조언이 가득해 '콘퍼런스'가 아니라 '스쿨'로 불린다. 올해 스쿨에는 마크 앤드리슨 외에 샘 올트먼 YC 대표,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창업자(현 그레이록 파트너스 대표), 벤 실버먼 핀터레스트 창업자 등이 연사로 나왔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1000여 명의 예비 창업자가 참석해 센터를 가득 메웠다.

실버먼은 "투자를 받아도 아끼고 또 아껴야 한다. 돈(투자 자금)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은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좋은 팀은 사명(Mission)으로 만들어진다. 야심(Ambition)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호프먼은 "회사를 가족처럼 운영해서는 안 된다. 스포츠팀처럼 운영하라"고 조언했다. 또 "회사 구성원이 다양할수록 더 좋은 제품이 만들어진다"며 '다양성'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에 '타이밍'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은 요즘 급부상하는 아이템들이다. 창업 적기가 있을까? 앤드리슨은 "많은 스타트업이 이 같은 영역에 뛰어들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너무 일찍 들어가서 실패한다. 구글도 창업할 때 21개의 검색엔진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뜨는' 시장이라고 막무가내로 뛰어들어선 안 된다는 조언이다.

호프먼은 "퍼스트 무버란 처음 뛰어든 회사가 아니라 '처음으로 규모를 키운 회사(First to scale)'를 말한다"며 "승리는 이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쿠퍼티노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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