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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중앙부처·재벌도 쩔쩔..'갑 위의 갑' 미르

조미덥 기자 입력 2016. 09. 29. 23:03 수정 2016. 09. 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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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전방위 특혜 정황 속속
ㆍ문체부 주무관이 출장 와서 재단 신청서류 받아가고
ㆍ서류 허위 드러나자 문체부가 직접 법무공단에 문의

미르재단이 설립 허가부터 출연금 모금, 사업 진행까지 중앙부처와 재벌의 전방위적 특혜를 받은 정황이 국정감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리 사회 최고의 ‘갑’으로 통하는 중앙부처와 재벌 위에 ‘갑 중의 갑’으로 군림한 형국이다.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려운 ‘겹겹이 특혜’에 미르재단 설립과 운영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르재단은 재단 설립 허가부터 정부의 ‘특별 대우’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주무관 김모씨는 지난해 10월26일 담당과장의 승인하에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로 출장을 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측으로부터 미르재단 허가 신청 서류를 받았다. 김씨는 지난 27일 문체부 국감에서 1년 동안 재단 허가 업무를 하면서 사무실 밖에 나가 서류를 받아온 것은 이때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문체부는 이례적으로 바로 다음날 미르재단 설립 허가를 내줬다. 업무시간을 기준으로 5시간 만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체부의 설립 허가를 받은 131개 재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설 재단 설립 허가가 하루 만에 난 경우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뿐이었다. K스포츠재단은 미르재단과 함께 최씨 개입 의혹을 받는 재단이다. 문체부는 이후 미르재단이 허가 단서인 ‘3개월 이내 사업 개시’를 준수했는지 확인도 하지 않았다.

정부의 미르재단 ‘특별 대우’는 지난 8월 언론에 의해 관련 의혹이 불거진 후에도 이어졌다. 미르재단 설립 신청 서류에 열리지도 않은 창립총회 회의록이 허위로 포함되고, 총회 참석 대기업 임원 이름이 도용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문체부는 지난 8월 중순 정부법무공단에 ‘사후 보완으로 미르재단의 설립 허가 효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 더민주 유은혜 의원은 문체부 국감에서 “정부가 미르재단 법률대리인인가”라고 질타했다.

미르재단이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16개 재벌로부터 단숨에 486억원을 모은 과정에도 ‘갑질’이 작용했다. 더민주 백혜련 의원이 확보한 지난해 11월23일자 미르재단 문건에는 재단이 불과 나흘 뒤인 27일까지 설립 출연금을 납부하라고 재벌들을 독촉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부금을 받는 재단이 기부자(재벌)에게 아예 시한을 못박아 나흘 만에 200억원 이상을 내라고 다그치는 기이한 상황인 것이다.

미르재단은 실적이 없는 신생 재단이었지만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사업에 연달아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재단은 지난 5월 말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에서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인 ‘K-밀’ 사업에 가공식품 개발사로 참여했다.

재단은 또 지난 6월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때 프랑스 국립 요리학교인 페랑디와 함께 시식회를 주관했다. 두 사업 모두 박 대통령이 관심과 기대감을 표현한 사업이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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