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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실세의 숨겨진 특혜..최순실 딸 '특혜 미스터리'

CBS노컷뉴스 이재준 기자 입력 2016. 09. 30. 06:03 수정 2016. 09. 3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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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이슈 떠오른 이대 특혜 의혹..朴정부 출범초부터 '구설수'

역경과 고난을 딛고 우뚝선 '승마 천재'인가, 권력 실세인 부모의 비호로 불법적인 특혜를 한몸에 받으며 승승장구한 '금수저'인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거론되는 최순실(60)씨의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의혹에 이어, 그 딸인 정유라(20·개명전 정유연)씨를 둘러싼 의혹도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발 당시부터 판정 시비 등 '시끌'

정씨가 이화여대 입학, 또 이후 학적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특혜를 받았다는 게 의문의 요체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대는 매년 11개 종목에서 체육특기자를 6명씩 뽑아오다가 2015년 신입생 선발 때 23개 종목으로 늘렸다"며 "여기에 승마가 처음 포함됐다"고 밝혔다.

새로 추가된 12개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승마 특기생만 합격했고, 그 학생이 최순실씨의 딸인 정씨란 것. 안 의원은 "이대측에선 '오비이락'이라고 한다"며 "이것이 정말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특정인 입학을 위해 입시요강을 고친 것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1996년생인 정씨는 4살 때부터 승마에 입문한 뒤 예술계 중학교에 진학해 성악을 공부하다가, 청담고 2학년생이던 2013년부터 각종 승마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출범 첫 해이던 그해 4월 출전한 한국마사회컵 전국승마대회로 구설수에 오르게 된다.

당시 안민석 의원은 "정씨가 준우승에 그치자, 경찰이 판정 시비가 발생했다며 점수를 낮게 준 심판을 불러 조사했다"며 "정씨 대학 보내기 프로젝트를 위해 비선 라인이 국정에 개입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朴 "나쁜 사람이더라" 경질 파동 이후 아시안게임서 金

실제로 '이례적인 조사'는 경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승마협회를 상대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감사를 맡았던 문체부 실무진은 "승마협회뿐 아니라 최순실씨 쪽에도 문제가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유진룡 문체부 장관을 부른 뒤 수첩을 꺼내 보면서 "문체부 국·과장 나쁜 사람이더라"며 사실상 경질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유 전 장관도 이같은 지시 사실을 확인했지만, 청와대만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정씨는 그해 6월 열린 마장마술 국가대표 선발전에 다시 출전, 4위를 기록하며 결국 선수권을 따낸다. 안 의원은 "당시 정씨의 실수가 잦았는데도 고득점을 받았다"며 "다른 선수들의 이의 제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여곡절과 잡음 끝에 정씨는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 마장마술 국가대표로 출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다. 이어 이화여대 수시모집에 체육특기자전형으로 지원, 건강과학대학 체육과학부에 합격한다.

당시 6명을 뽑는 체육특기자전형엔 111명이 지원, 18.5대1의 경쟁률 기록했다. 1차 서류 80%, 2차 면접 20%로 진행된 전형에는 체육과학부 교수 2명과 다른 학과 교수 3명 등 5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대 입학후 '두문불출'…제적 위기 이르자 모친과 '학교 방문'

정씨는 면접 당시 국가대표복을 입고 금메달을 목에 건 차림으로 나타나 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시원서 마감 이후에 따낸 금메달 수상 기록이 서류에 반영되지 않은 걸 감안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이런 전략이 주효했던 것인지, 이대는 정씨를 1989년 이후 26년만의 '승마 특기생'으로 선발했다.하지만 정씨는 신입생이 된 2015년 학업은 물론, 훈련장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1학기에 학사경고를 받은 뒤 2학기엔 휴학했다.

정씨는 그러나 2학년이 된 올해에도 단 한 번 이외에는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정씨의 지도교수가 "누적 학사경고는 제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뜻을 전달하자, 지난 5월경 선글라스를 낀 어머니 최씨와 함께 교정에 등장한 것.

당시 두 모녀는 체육관에서 건강과학대 학장과 체육과학부장 등을 만난 뒤 지도교수를 찾아갔다. 그러나 최씨와 지도교수의 만남은 곧 고성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독일에서 훈련중인 정씨의 상황을 배려해달라는 최씨의 요청에 지도교수는 학칙 규정을 거론하며 난색을 표했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이에 대해 해당 교수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별 일이 있던 건 아니다"라며 언급을 자제했다.

하지만 체육과의 다른 교수는 "두 사람이 언쟁을 한 건 사실"이라며 "이후 해당 교수가 지도교수를 바꿔달라고 먼저 말했고 다른 교수가 순번대로 배정됐다"고 설명했다.

안민석 의원은 "최씨가 이대를 찾아간 건 지난해 여름방학과 올해 봄 중간고사 이후까지 두 번"이라며 "이대측은 학칙 개정이 지난해부터 진행됐다고 하지만, 결국 최씨가 다녀간 뒤인 6월 중순 확정됐다"고 했다.

특히 이렇게 개정된 학칙에 '3개월 전까지 소급 적용된다'는 예외조항까지 포함된 점은 일반적 상식을 지닌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학칙 개정에 삼성 '명마 후원'까지…끝없는 특혜 의혹

불안불안했던 학적 문제가 정리된 뒤, 정씨는 다시 독일로 건너가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한 승마 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삼성이 지난 2월초 정씨를 위해 10억원에 육박하는 명마(名馬)인 '비타나V'와 전용 경기장까지 사들여 후원에 나선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유럽의 승마 전문매체인 '유로드레사지'(Eurodressage) 보도를 보면 "스페인의 그랑프리 기수인 바르반콘이 자신의 최고 그랑프리 우승마인 비타나V를 한국에 팔았다"며 "비타나V는 앞으로 한국팀의 '유라 정'이 탈 예정"이란 대목이 나온다.

또 "삼성팀이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한 훈련기지로 삼기 위해 최근 독일 엠스데텐의 루돌프 질링거 경기장을 구입함에 따라 한국도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은 현재 승마 선수단을 운영하지 않을 뿐더러, 정씨 역시 지금은 국가대표도 아니다. 이같은 사실을 처음 거론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왜 최순실씨가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했다.

◈이대는 재정지원사업 '싹쓸이'…학교측 "지도교수 교체도 정당 절차 거쳐"

도 의원은 또 "정씨에게 특혜를 준 의혹에 휩싸인 이화여대가 박근혜정부에서 만든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 6개에 모두 선정됐다"며 "올해 9개인 재정지원사업 가운데도 8개를 지원받아 전체 사립대 163곳 가운데 1위"라고 꼬집었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최순실 일가와 관련한 각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최경희 총장이 그간 학교를 투명하게 운영해왔는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며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특히 "최순실씨의 딸은 3학기 동안 수업에 출석하지 않아도 제적당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학칙에 따라 제적하려 한 지도교수를 교체하는 학교 본부의 행태는 성실하게 학업을 수행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무력감을 심어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학교측은 해명자료를 통해 "2년 전에 미리 확정된 모집요강과 엄정한 입학사정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체육특기생을 선발했다"며 "관련 지도교수의 교체도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CBS노컷뉴스 이재준 기자] zzle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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