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재단 해산 발표에 야 "재단 세탁"

고재석 기자 2016. 9. 3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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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의혹 피해가던 전경련 돌연 결정.."재단 명칭 바뀌면 수입·지출 내역 정보도 사라질 가능성"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해산하고 문화와 체육 사업을 아우르는 문화체육재단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K스포츠 재단 사무실 앞에서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재단설립에서 모금‧허가 과정까지 각종 의혹에 휩싸인 미르‧K스포츠재단이 돌연 사라지게 됐다. 전경련은 두 재단 간 유사성으로 인해 비효율이 나타난 점을 해산의 주된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두 재단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피해가기로 일관했다. 야당은 금융계좌 변경 등 재단 세탁 움직임이라며 날을 세웠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해산하고 문화와 체육 사업을 아우르는 문화체육재단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미르‧K스포츠재단 해산에 관해 전경련이 내건 명분은 경영효율성‧사업역량 제고, 투명성‧책임성 강화다.

 

전경련 측은 최근 두 재단의 운영상황을 자체 진단한 결과, 두 재단이 문화·체육 사업간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조직구조‧경상비용 등 분리운영에 따른 각종 비효율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존 재단을 해산하고 문화 및 체육을 아우르는 750억 규모의 새로운 통합재단을 설립해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논리다.

 

하지만 전경련 측은 스스로도 유사하다고 인정한 두 재단을 왜 비슷한 시기에 설립했는지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전경련은 신설재단의 위치를 여의도 인근지역으로 옮긴다고도 밝혔다. 미르‧K스포츠재단은 서울 강남구에 자리해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 및 최순실씨 소유 신사동 빌딩과 인접해 있어 의혹과 논란을 키운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해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지난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화·체육계가 강남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탓에 강남으로 한 건데 그게 문제이면 옮기자는 입장”이라고 밝혔었다.

 

또 전경련은 문화·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한 단순출연에 그치지 않고 효율적인 경영노하우를 접목해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잇따른 논란을 완전히 피해간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미르재단의 경우 설립 1년여가 돼가지만 뚜렷한 진행사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 심지어 재단 설립 후 첫 사업은 한식세계화를 명분 삼아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의 집’에 프랑스요리학교를 만드는 것이었다. 전경련 측 입장대로라면 이는 경영노하우가 비효율적이어서 생긴 해프닝이 되는 셈이다.

 

또 전경련은 신설 재단은 중복성격을 보이는 사업도 단일화해 추진역량을 제고하고 명망 있는 문화·체육계 인사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경련은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 재단설립취지와 동떨어진 정동춘 씨가 선임된 배경에 대해서는 별 다른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정 전 이사장은 고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씨가 추천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정 전 이사장은 전경련의 재단해산발표를 하루 앞둔 어제(29일) 전격 사임했다.

 

전경련은 10월 중 기존 2개 재단 해산과 함께 새로운 재단 설립을 위한 법적 절차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경제계는 그동안 여수세계박람회, 한일월드컵 및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등 다양한 문화·체육행사를 지원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 재단설립도 추진되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세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재단 명칭 등을 바꿀 경우 법인 수입지출 내역이 담긴 금융계좌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미르·K스포츠는 재단을 세탁할 게 아니라 법규에 따라 지금까지 기업들로부터 받은 788억원을 도대체 어디에 썼는지 즉각 밝혀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고재석 기자 jayko@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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