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김빛내리, 노벨상 가능성 있나?

윤창희 2016. 10. 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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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부터 노벨상 수상자가 속속 발표된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4일), 화학상(5일), 평화상(7일), 경제학상(10일)에 이어 13일에는 문학상이 발표된다.

노벨상 발표를 앞두고 해외 언론들은 수상자를 점치는 기사를 올리고 있다.

해외 언론 등을 중심으로 올해 수상자를 예상해 본다.

최다 후보 경쟁하는 평화상

가장 관심이 높고 치열한 부문이 역시 평화상이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역대 최다 후보가 경쟁하는 데다가 후보들의 경쟁도 여느 때보다 뜨겁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시리아 민방위대 '하얀 헬멧'(White Helmets)이다.

하얀 헬멧을 쓰고 활동하는 시리아 민방위대는 인명 구조를 통해 5년 간 이어진 내전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시리아 내전의 참혹함을 알린 '알레포 꼬마' 옴란 다크니시(5)를 구한 것도 하얀 헬멧 대원이었다. 구조된 아이가 먼지와 피를 뒤집어쓴 채 병원 응급차에 홀로 앉아 멍하니 앞만 바라보는 영상과 사진은 전 세계를 울렸다.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잔해를 헤치고 갓난아기를 구한 후 가슴 아파하며 눈물 흘리는 하얀 헬멧 대원의 영상은 큰 울림을 줬다.

[연관 기사] ☞ [뉴스9] “살아 있어요!”…끝내 울음 터뜨린 구조대원

전화에 휘말린 고향을 탈출해 고무 보트에 의지해 에게해를 건너다 익사 위기에 빠진 시리아 난민들을 구하고 따뜻하게 돌봐준 그리스 섬들의 이름없는 어부, 노인들 등 주민들도 평화상 후보다. 그리스 지역을 직접 찾아 봉사에 나서고 난민 돕기 여론조성에 애쓴 할리우드 배우 수전 서랜든도 후보다.

지난해 말 타결된 파리기후협정의 주역들도 유력후보로 거론된다. 파리협정은 온난화를 막고자 전 세계가 온실 가스를 줄이는 데 합의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195개 협약 당사국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 모여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 변화 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을 채택했다.

협정에서 당사국들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보다 '훨씬 작게' 제한하며, 1.5℃까지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각국이 2025년 또는 2030년까지 감축 목표를 제출하고 이행 결과 검증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은 의무로 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파리기후 협정 체결 직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에서 두번째)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에서 첫번째) 등이 손을 맞잡고 기뻐하고 있다.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 가운데 기후 재앙의 치유책을 마련한 공을 인정받는다면 파리기후협정에 서명한 지도자들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협상을 지원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수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세기 내전에 마침표를 찍는 평화협정에 서명한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도 최근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가운데 왼쪽)과 콜롬비아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가 지난달 26일 해안도시 카르타헤나에서 52년간의 내전을 끝내는 역사적인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콜롬비아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는 지난달 26일 역사적인 평화협정에 서명했다.1964년 설립된 FARC와 정부군이 52년간 내전을 치르면서 콜롬비아는 22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다.

산토스 대통령과 론도뇨가 단숨에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로 부상할 만큼 양측의 평화협정은 파급력이 컸지만 언제든 다시 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화협정의 이행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전 중인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여성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는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는 단골 후보다. 무퀘게는 내전 중 성폭행을 당한 여성 수만 명을 치료하고 국제사회에 평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해 올해 서울평화상을 받았다.

제13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한 드니 무퀘게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판지병원장


가능성있는 다른 후보로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협상 타결에 참여한 협상단과 시리아 난민캠프에서 구호활동을 벌인 '세이브 더 칠드런'이 있다.

하지만 노벨평화상의 선정작업은 철저히 비밀리에 이뤄져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수상자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에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튀니지 민주화 단체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가 '깜짝 수상'하기도 했다.

물리학상은 중력파 확인한 킵손 거명

매년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예측하고 있는 학술정보 서비스 기업 '톰슨 로이터'는 올해 노벨물리학상 유력 수상 후보로 LIGO(라이고, 고급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를 지목했다.

킵 손 미국 칼텍(Caltech)명예 교수, 로널드 드레버 칼텍 명예교수, 라이너 바이시 미국 MIT교수가 포함된 LIGO는 올해 초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예측한 중력파의 존재를 실제로 확인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발견된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 29배인 블랙홀이 지구에서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 칼텍대 명예교수인 킵 손


톰슨 로이터는 화학상 수상자 후보로는 임신부의 혈액에서 태아 DNA(유전물질)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육밍 데니스 로 홍콩 중문대 교수를 예상했다. 로 교수의 연구로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태아의 장애 여부를 알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톰슨 로이터는 평가했다.

톰슨 로이터는 경제학상 후보로는 올리비에 블랜차드 MIT대 명예 교수와 에드워드 라지어 후버연구소 수석 펠로우, 마크 멜리츠 하버드 교수를 지목했다.

블랜차드는 경제변동과 고용의 결정 요인 등 거시경제학 연구로, 라지어는 인사경제학 분야에 공로가 있고, 멜리츠는 국제무역 연구로 업적을 쌓았다고 한다.


한국인 수상 가능성은

한국인 중에서 노벨 과학상에 가장 근접한 후보는 마이크로 RNA를 연구해 온 서울대 김빛내리(생리의학 분야)가 꼽힌다.

한국연구재단이 최근 기초과학 분야 핵심 연구자 1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김빛내리 교수가 가장 유력하다고 응답했다.

김빛내리 교수


이밖에 화학 분야 유룡 KAIST 교수와 김필립 미국 하버드대 교수(물리), 임지순 포스텍 석학 교수(물리), 현택환 서울대교수(화학) 등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유전체 변이의 존재를 최초로 발견한 한국계 캐나다인 찰스 리 미국 잭슨랩 유전체 의학연구소장도 생리학상 후보로 점쳐졌다.

하지만 설문 조사에서는 한국인이 최초로 노벨과학상을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6~10년이라고 응답한 연구자들이 27%로 가장 많았다. 또 응답자의 23%는 11~15년, 22%는 16~20년이라고 대답했다. 우리나라 학자의 노벨 과학상 수상이 현실화되려면 앞으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는 게 과학계의 예상이다.

일본은 기대감 만발

노벨상 수상을 미래의 일로 보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웃나라 일본은 벌써부터 들떠 있다. 일본은 2014년에 물리학상 수상에 이어 지난해에는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을 받아 이번에 또 노벨상을 받을 경우 3년 연속 수상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일본 신문들은 생리의학, 물리, 화학상 분야의 일본 연구자들을 지면에 소개하며 분위기를 띄고 있다.

올해 노벨생리의학학상 수상후보로 오토파지(autophagy,자기포식) 현상을 연구한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거명되고 있다.

또 세포사멸 수용체 경로를 밝혀 암치료에 기여한 타스쿠 혼조 교토대 교수가 생리의학상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으면, 화학상 후보로는 히로시 마에다 구마모토의대 명예교수가 꼽히고 있다.

일본의 역대 노벨상 수상자는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7명, 생리의학상 3명,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 등 총 24명(미국 국적자 2명 포함) 이다.

노벨 문학상은

노벨 문학상은 노벨상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분야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67)의 수상 가능성을 점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와 '해변의 카프카'로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베스트셀로 작가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영국의 온라인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에선 올해 노벨 문학상 후보로 하루키의 수상을 5대1로 배당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예상했다. 만일 하루키가 수상자로 결정될 경우 일본은 1968년 가와바다 야스나리, 1994년 오이 겐자브로에 이어 세번 째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된다.

하루키에 도전하며 최근 문학상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후보는 시리아의 시인 아도니스다.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


최근 시리아 내전 등 국제 이슈가 맞물리면서 중동 민주화 등 고국의 문제에 활발히 목소리를 내온 아도니스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알리 아흐마드 사이드라는 본명의 아도니스는 1930년 시리아에서 태어나 젊었을 때 정치적인 이유로 조국을 떠나 베이루트를 거쳐 1982년 프랑스로 옮겼다. 파리에서 살면서도 계속 아랍어로 집필 활동을 해왔다. 독일 괴테상과 미국 문학상인 '아메리카 어워드' 등을 수상했다. 지난 20년간 시인 수상자가 3명뿐이었던 것도 올해 아도니스 시인의 수상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인 한국의 고은 시인은 이달 중순만 해도 배당률 33대1로 11위였다가 최근 13위로 떨어졌다.

윤창희기자 (thepl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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