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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백남기 사망진단 외압설에 서울대병원 "해명하겠다"

신혜정 입력 2016. 10. 02. 20:03 수정 2016. 10. 0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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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 사인 ‘심폐정지’로 기재

통계청ㆍ의사협회 지침에 배치

원칙은 죽음 유발한 원인 써야

유족ㆍ의료계에 의대생도 들끓자

“14일 국정감사서 입장 밝힐 것”

지난 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백남기 농민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헌화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서울대병원이 고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자 직접 해명하겠다고 나섰다.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진단서 오류를 지적하며 외압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검찰과 경찰은 병원 측 진단서를 근거로 부검을 강행하려는 상황이다.

2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는 14일 백씨 담당 의사와 함께 증인으로 출석해 백씨 사망진단서 논란에 대해 해명할 예정이다. 유족뿐 아니라 정치권, 의료계, 심지어 서울대 의대 학생들까지 백씨 사망진단서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입장을 밝힌 것이다. 지난달 30일 서울대 의과대 학생회는 성명을 내고 “직접사인으로 ‘심폐기능 정지’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은 국가고시에 출제될 정도로 기본 원칙인데 이를 지키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다만 서 원장은 “모든 사망진단서는 주치의의 객관적 판단에 따라 작성되는 만큼 외압이 개입될 여지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25일 백씨 사망진단서를 작성하면서 직접사인을 ‘심폐기능 정지’로 기재했다. 외부충격에 의한 죽음(외인사)이 아닌 이른바 병사라는 얘기다. 논란의 핵심은 ‘사망을 유발한 핵심 원인’을 진단서에 사인으로 적시하느냐, 아니면 ‘신체적 최종 현상’을 기재하느냐에 달려 있다. 병원 측은 급성신부전증으로 인한 심폐정지가 직접사인이 된 만큼 오류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족 측은 대한의사협회의 ‘진단서 등 작성ㆍ교부지침’에 심폐정지 등 사망 증세를 직접사인으로 쓸 수 없게 한 점을 근거로 병원 측이 진단서 작성 요령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감에서 통계청이 발간한 ‘사망진단서 작성안내’를 거론하며 “백씨 사망진단서는 전문가가 작성했다고 보기 어려워 서울대병원이 외압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백씨가 쓰러진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할 당시 이미 외부적 요인인 뇌 손상이 심해 소생 가능성이 낮았다고 주장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김경일 신경외과전문의는 “진단서에 외인사로 기재하면 그 과정을 상세히 기술해야 하는데 이 경우 병원 측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진단서에 사망 종류를 병사로 기재한 것은 유가족과 외부세력 사이에서 고뇌하다 중립을 택한 결과”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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