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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비하를 컨트롤하자

남보람 입력 2016.10.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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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람의 군사경영-65] '자기비하'는 일반적으로 어떤 사람이 스스로의 능력이나 위상을 낮게 평가하고 스스로를 경멸하는 투로 묘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강한 본능, 욕구가 자율적 자아를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어난다'고 본다. 즉 자기비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심층의식의 활동 때문에 드러나는 '왜곡된 태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A는 동료들 앞에서 자신의 외모를 스스로 우스갯거리로 만들었다. A가 이렇게 자기비하를 한 원인은 동료들의 관심을 자신의 외모쪽으로 돌려 부족한 업무능력을 숨기려는 심층의식일 수도 있다.

 심리학의 관점에서 자기비하는 인간 누구나 갖고 있는 자기보호 작용의 일부다. 좋고 나쁨이 없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이 모자라거나 넘칠 때다. 자기 존중감이 낮은 사람이나 자기비하를 반복적으로 하는 사람들 말이다.

 자기 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자기비하 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심리적 충격에서 회복하는 속도가 느리다. 게다가 자기비하를 통해서 받는 보상도 적다. 때문에 이런 과정이 반복될수록 자기보호는커녕 부정적인 피드백이 쌓이게 된다.

 자기비하를 반복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자기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스스로에 대해 낮은 기대치를 부여하면서 '난 안 돼. 내가 이럴 줄 알았지' 하고 넘어가곤 한다. 이런 종류의 자기비하는 개인의 안정과 발전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편 자기비하의 반대편에 있는 심리작용으로 '자기효능감'이라는 것이 있다. 자기효능감이란 반두라(Bandura)의 연구(1986)에 의하면 '스스로의 행동, 활동을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념체계'다. 근간의 연구에 의하면 자기효능감은 자아개념이나 자존감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구체적 상황 하에서 특정한 능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강도에 관련된다.

 자기비하와 자기효능감의 상관관계를 정리해보자. 사람은 누구나 잘난 부분과 못난 부분이 있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자기비하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잘난 부분은 잘 인식하지 못하고 못난 부분만을 과장해 반복해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전반적으로 낮은 자존감을 가지게 된다. 반대로 자기효능감이 강한 사람은 잘난 부분에 구체적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못난 부분이라도 차차 고칠 수 있다는 긍정적 자기인식을 형성한다.

 그렇다면 자기효능감을 키우고 습관적 자기비하로부터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이 잘 하는 일을 반복 실행하는 것이다. 자기효능감은 개인의 특정한 행동이 긍정적 결과를 초래했을 때부터 작동하기 시작한다. 즉 그 원인과 결과, 반응과 이득을 흐뭇해하면서 떠올리거나 나중에 참고하기 위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현재 자신의 삶과 미래의 관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둘째, 삶의 오답노트를 쓰는 것이다. 실패나 실수를 했을 때 '내가 그러면 그렇지' 하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비하이면서 동시에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반성과 노력을 생략할 수 있는 일종의 심리적 꼼수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고 어디부터 잘못 되었는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어떤 지식이 필요한지 등을 확인해서 기록하고 다시 연습이나 공부를 하면 '실수를 했지만 교훈을 얻었어', '다음에는 잘 할 수 있어'와 같은 긍정적인 자세를 얻게 된다.

 셋째,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기'다. 나는 3년 정도 교회 고등부 성가대를 지휘했다. 오래 한자리에 있다 보니 나름 노하우가 생겨서 나중에는 입시나 인생 상담도 했다. 수백명 학생들의 속 깊은 얘기를 들으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의외로 사람들이 자신에게 굉장히 불친절하다는 것이었다. 스스로에게 습관적으로 '난 안 돼'라든가 '내가 나 이럴 줄 알았다' 하는 식의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한번은 성적이 떨어졌는데도 충분히 공부하지 않는 자신에게 실망했다는 학생과 이런 대화를 했다.

 "만약에 너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후배가 있다면 너는 그 애한테도 '너는 안 돼', '그럴 줄 알았어'라고 말할 거니?" "아니오."

 "너는 그 후배한테 어떻게 말해줄까?" "뭐...넌 할 수 있다, 잘 될 거니까 마음 편하게 먹어라, 이렇게 말하겠죠."

 "그런데 가장 소중하고 귀한 너 스스로에게는 왜 그렇게 말을 하지 못해?"

 높은 자기효능감은 긍정적 인생관의 바탕이다. 사람들은 다소 벅찬 과제라도 열심히 준비하면 잘 할 수 있고, 준비한 사람에게 좋은 성과가 온다고 믿는 파트너, 리더와 일하고 싶어 한다. 물론 그런 사람을 실제 삶에서 만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다. 그렇다면 그런 희귀한 행운을, 내가 그런 긍정적 파트너, 리더가 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 어떨까.

[남보람 국방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파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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