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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유족 "경찰 부검 강행 시 물리적 충돌 예상"

심동준 입력 2016. 10. 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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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전문가들 전문성 인정해도 가해자인 경찰 요구는 납득 힘들어"
"경찰 고발했는데도 검찰 조사 제대로 안 돼 특검 요구"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고(故) 백남기씨 유족들은 5일 경찰의 부검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인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과 투쟁본부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간담회를 열고 "경찰이 압수수색검증영장(부검영장) 집행을 25일 전에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물리적인 충돌이 일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유족들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이정일 변호사는 "현재 가족들이 장례를 치르고 싶어도 영장 때문에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며 "25일까지 부검영장이 집행되지 않고, 이후 청구가 없다면 가족들은 평안하게 장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인의 딸인 백도라지(34·여)씨와 백민주화(29·여)씨가 참석해 발언했다. 이들은 아버지의 사망원인이 경찰이 쏜 물대포에서 시작됐다는 게 분명하다는 점에서 시신 부검을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들은 또 유족 입장에서 가해자로 생각하는 경찰 측이 부검 주체로 나서고 있는 것을 심정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백도라지씨는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한국의 장례 기간은 보통 3일인데 지금 상황으로 인해 아버지께서 편히 쉬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날 국정감사에서 법원이 부검영장에 관한 해석을 일정 부분 해줬기 때문에 앞으로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고인에게 지병이 있었느냐는 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 "지병은 없으셨다"며 "병이 있었다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317간의 진료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부검을 진행할 전문가들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부분까지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그렇지만 부검을 의뢰하는 주체가 저희 가족 입장에서는 사건 가해자인 경찰이라는 점에서부터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경찰은 협의를 하고 싶다는 내용의 서신을 등기우편으로 한 차례 보내왔었다"면서 "그러나 우리 변호인단이 부검영장 사본을 열람하고 싶다고 했는데 아직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백민주화씨는 "사망진단서가 문제되면서 병원 자체에서 특별조사위원회까지 꾸렸는데 결과적으로는 수술을 집도한 백선하 교수는 사인이 병사라 하고, 병원 자체의 입장은 외인사라고 하면서 유족은 이게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다"며 "가족이 투석 치료에 동의하지 않아서 적극적인 치료를 못 했다는 것은 궤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간담회 과정에서 유족 측 일부는 경찰이 강제적인 영장 집행에 나설 경우 지난 1991년 고 박창수씨의 시신 부검 사건과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백씨 유족의 의료 자문을 맡고 있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소속 우석균 박사는 "과거에도 한국에는 경찰 진압 과정에서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부검 이후 원래 건강상 문제가 있어 사망한 것이라고 결론 내려진 사례가 있어왔다"고 했다.

그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백씨는 서울대병원 입원 당시부터 수술을 하더라도 소생 가능성이 없었다는 점이 명확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병원 측에서 연명치료를 요구했다는 것은 의료기관에서 이미 말기 또는 임종상태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아울러 우 박사는 "서울대병원의 구조를 봤을 때 사망진단서에 서명을 받은 것은 전공의였겠으나 실제 결정은 집도의인 백선하 교수가 했을 것"이라며 "백 교수는 집도의인 동시에 신경외과를 담당하는 과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백도라지씨는 마무리 발언에서 "저희가 경찰을 고발했음에도 검찰 측에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특검을 요구하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고 외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s.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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