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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검사 "내게 힘 있으니..처벌 최소화 가능"

윤호진 입력 2016. 10. 07. 01:49 수정 2016. 10. 07.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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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으로 본 '스폰서 검사'의혹사기죄 동창 김씨에게 말해김 검사는 "말한 적 없다" 부인

“이제는 나에게 힘이 있으니 네가 혹시 잘못되면 도와주겠다. 살인·강간 등이 아니라 사업하다 생기는 경제범죄라면 처벌을 최소화해 줄 수 있다.” ‘고교 동창 스폰서’ 의혹으로 구속된 김형준(46) 부장검사는 2011년 사기죄로 복역 중이던 동창 김희석(46·구속)씨를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이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본지가 6일 입수한 김 부장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에 적힌 내용이다. 김 부장검사는 당시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으로 있었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은 김씨의 진술을 통해 확보한 이 발언을 근거로 ‘김 부장검사와 김씨가 언제든 형사사건에서 청탁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묵시적 청탁 관계)’이며 김씨가 제공한 금품·향응이 ‘뇌물’이라는 범죄 혐의를 구성했다.

영장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1999년 수원지검 초임검사 때부터 김씨에게서 술 접대를 받았다. 이들의 본격적인 만남은 2011년 9월에 시작됐다. 사기죄로 3년6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김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옥중에서 편지를 보냈다. ‘검찰이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김 부장검사는 이듬해 4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김씨를 사무실로 불렀다. 그곳에서 김씨를 조사하며 고급 음식을 내주고 인터넷을 쓰도록 해 줬다. 김씨가 출소한 직후(2012년 5월)엔 술집에서 ‘축하파티’도 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그해 술자리를 13차례 더 가졌다. 김씨는 김 부장검사에게 지인 오모씨의 가석방을 부탁하며 현금 5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다시 만나 지난 3월까지 14차례 술자리를 가졌다. 검찰은 이 시기에 김 부장검사가 김씨로부터 받은 금품·향응의 총액을 4982만원으로 판단했다. 그중 2500만원은 김 부장검사의 내연녀를 위한 것이었다. 오피스텔 보증금 1000만원(현금)과 생활비 명목으로 지난 2월(500만원)과 3월(1000만원) 이체된 김씨의 회삿돈이다. 영장에는 김 부장검사가 김씨에게 총 400만원의 현금 용돈을 받은 것으로 적혀 있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가 14차례의 술 접대에서 총 1582만원어치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계산했다. “각 술자리의 총비용을 참석자 수로 나눈 뒤 김 부장검사 몫으로 쓰인 부분을 산출했다”는 게 수사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 부장검사는 “증거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검찰이 사기 전과 6범인 김씨의 진술을 사실로 인정하고 있다. 함께 술을 마신 것은 맞지만 현금은 결코 받은 적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한 측근에 따르면 오피스텔 보증금(1000만원), 현금 용돈(400만원), 가석방 청탁 뒷돈(500만원)에 대한 김씨 진술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난 ‘김희석의 뒤를 봐주겠다’는 말을 한 적도 없다”며 혐의의 상당 부분을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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