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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초(超)저유가 시대 막 내린다..국제유가 50달러 돌파

김용철 기자 입력 2016. 10. 07. 16:55 수정 2016. 10. 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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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은 경제 전망에 미칠 영향 주목


국정감사에서 미르와 K스포츠 재단, 농민 백남기 씨 사망 사건 등을 놓고 공방이 한창인 사이, 국제 상품시장에서는 그동안 세계경제를 짓누르던 초저유가 시대가 종말을 고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저유가에서 비롯된 디플레이션 우려도 점차 해소되는 분위기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61센트 오르면서 50.4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50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영국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65센트 오르면서 52.51센트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도 49.41달러로 50달러 선에 다가섰다.

무엇보다 지난 9월 2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 열린 비공식 회담에서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만 배럴에서 최대 70만 배럴까지 줄이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유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원유재고가 2천5백만 배럴 이상 줄었다는 소식도 원유가격을 안정시키고 있다. 감산합의가 알려진 지난달 28일부터 WTI 가격은 5.77달러가 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은 오는 11월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감산합의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산유국 실무자들은 이달 8일에서 13일 까지 터키의 이스탄불에 모여 지난달 알제에서의 감산합의에 대한 이행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알제리의 누르딘 부타파 에너지 장관이 밝혔다. 알제리 석유장관은 감산 규모가 당초 합의보다 커질 수도 있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유국들이 그동안 몇 차례 감산을 합의하고도 이행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감산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각 산유국들이 어떤 자료를 근거로 얼마나 산유량을 줄일지 이견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지난 5일 아시아와 유럽에 공급하는 원유 ‘아랍 라이트‘의 가격을 배럴당 25센트 낮추기로 하는 등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하지만 최대 산유국이자 가장 원유생산 단가가 낮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하락에 따른 대규모 재정적자를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상태이고, 러시아와 이란이 감산에 동참할 뜻을 나타내면서 이번에는 합의가 이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설령 감산합의가 이행되지 않더라도 국제 원유시장이 수급균형을 찾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달석 본부장은 “셰일 오일 등 비전통 오일의 생산이 줄어들면서 원유시장이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산유국들이 감산이 아닌 생산 규모 동결만 합의하더라도 수급균형 시점은 더 빨라질 것이다. 수급균형 시점을 앞두고 산유국들이 감산합의를 연이어 발표하는 등 말로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시간 벌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석 본부장은 지난 8월17일 발표한 ‘올 하반기 원유가격 전망‘에서 “올 상반기 세계 원유 공급은 하루 9천630만 배럴로 수요보다 80만 배럴 정도 많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생산과 수요 모두가 하루 9천690만 배럴로 수급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난 9월13일 발표한 국제 석유시장 조사 보고서에서 올 2/4분기 현재 국제원유 시장은 하루 공급이 9천590만 배럴, 수요가 9천560만 배럴로 공급이 하루 30만 배럴 정도 많았던 것으로 집계하고, 2017년 4분기에는 수급이 균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 국가들의 원유수요는 정체돼 있지만, 중국이나 인도 등 非OECD 국가의 수요는 계속 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원유 재고도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강세, 그리고 유가 상승 시 셰일 오일 생산 재개 등으로 상승폭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앞으로 국제유가는 국제 원유수급이 점차 균형을 찾으면서 50달러 대에서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배럴당 20-30달러 대의 초저유가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 국제유가는 55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상품시장에서는 원유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투기자금 규모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원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 배럴당 1백 달러를 넘던 국제유가는 사우디를 비롯한 산유국들의 시장점유율 쟁탈전이 벌어지고, 셰일 오일 등 비전통 오일의 생산이 증가하면서 지난 2월 한때 26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지난 8개월 사이 국제유가는 최저점 대비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리터당 1천3백 원대로 하락했던 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도 1천4백 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조처유가로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 2%에 0.5%p 이상 못 미치면서 이달 두 번째 대국민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국은행 총재는 한 시름 덜게 됐다. 지난 2/4분기까지 9분기 연속 매출액 감소에 시름하던 국내 기업들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상승은 초고가 시추선(드릴쉽)을 지어 놓고도 발주처가 인수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나, 산유국들의 건설물량 발주가 적어서 고생하던 해외건설업계에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나 성장률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8억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국제유가가 1달러만 올라도 연간 수입금액이 8억 달러나 증가한다. 지난달에도 71억 달러의 흑자를 내면서 56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간 무역수지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나 원료의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기업이나 가계에는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민간소비가 부진하고, 국가부채 증가로 정부 재정 투입도 크게 늘릴 수 없는 데, 경상수지 흑자 규모마저 축소되면 수출주도형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가 10% 오롤때마다 물가는 0.2%p씩 오르고, GDP 성장률은 0.2%p씩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13일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이어 2017년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경제지평을 바꾸어 놓을 국제유가 상승, 민간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김영란법(부정 청탁과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예고된 미국의 금리인상 등이 내년 경제 전망에 어떻게 반영될 지 주목된다.        

김용철 기자yc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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