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 구했다고 남편이 집안일 안 해요

2016. 10. 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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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남편을 시키느니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대신 공평하게 가사·양육 분담하기

4살, 6살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남편과 저는 둘 다 설거지, 빨래, 청소를 싫어합니다. 그동안 집안일 문제로 계속 다퉜습니다. 결국 비용이 들더라도 시간제 도우미를 고용해 집안일과 아이들 어린이집 등원 부담을 덜기로 했습니다. 도우미는 아침에 오셔서 아이들 챙겨 등원시키고 빨래와 간단한 청소, 설거지를 해줍니다. 그래서 아침 시간은 상대적으로 괜찮아요. 문제는 퇴근 이후입니다. 남편은 도우미를 고용했다고 집안일을 안 하려고 해요. 아이 목욕시켜주고 할 일 다 했다는 표정으로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남편을 보면 화가 치밀어올라요. 공평한 가사·양육 분담 어떻게 가능할까요? (판교맘)


가사와 아이 돌보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습니다. 오전에 도우미가 도와주면 한결 일이 줄겠지만 퇴근 뒤 상황도 만만치 않지요.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 들어서면 누구라도 쉬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 앞에는 얼마나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나요. 아이 유치원 하원부터 저녁 식사와 목욕,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고 놀기, 어린이집 수첩 확인, 잠 재우기 등 잠시라도 엉덩이를 바닥에 붙일 틈이 없지요. 어디 그뿐입니까. 계절이 바뀌면 옷 정리도 해야 하고, 아이 장난감이나 책 구입, 어린이집 행사 확인, 아이 친구와의 약속 등 아이 관련 일은 산더미지요. 그런 상황에서 판교맘 남편분이 아이 목욕시킨 뒤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다니, 저라도 화날 것 같아요.

부부 치료 전문가들은 집안일이나 양육 관련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목록을 만들고, 역할과 책임의 공정성에 대해 충분히 대화하고 토론하라고 합니다. 그러니 판교맘님도 퇴근 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요일별로 목록을 만들어보세요. 이럴 땐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가사와 양육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전문가들은 가사·양육을 둘러싼 부부 갈등을 줄이는 방법으로 ‘구체적인 목록을 만들고 충분히 대화하면서 접점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정용일 기자

저는 아이들이 9살, 7살이 되니 영유아 시기보다 모든 것이 한결 쉬워지더군요.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었고 남편이 가사와 양육 분담을 하는데도 저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가만히 앉아 그 이유를 따져보았습니다. 남편이 양육 분담을 한다 해도 그 일을 온전히 하지 않는 것이 문제더군요.

예를 들어 제가 늦으면 남편이 초등학생 딸의 알림장과 아들의 어린이집 수첩을 확인합니다. 남편은 딸의 알림장을 확인해서 숙제와 준비물을 챙기지만 결정적으로 알림장에 사인을 하지 않고 제게 확인하라고 합니다. 또 다음날 아이들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책가방을 잘 챙겼는지 확인하지도 않고요. 이처럼 남편이 양육 분담을 해도 아내가 다시 점검해야 한다면 아내로서는 충분히 분담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지요. 저는 그런 부분들이 무엇인지 찾아내서 구체적으로 남편에게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그랬더니 한결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 줄어들더군요.

‘알아서 하겠지’ ‘남편을 시키느니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하는 생각은 버리세요. 무조건 화를 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남편과 구체적 목록을 놓고 대화하고 논의해서 접점을 꼭 찾아야 합니다.

양선아 <한겨레> 삶과행복팀 기자 anmadang@hani.co.kr

*전자우편(anmadang@hani.co.kr)으로 육아 고민을 상담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한겨레> 육아 웹진 ‘베이비트리’(http://babytree.hani.co.kr)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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