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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슈퍼컬렉터 "재능있는 한국작가들 찾고 싶어"

김아미 기자 입력 2016. 10. 09. 15:37 수정 2016. 10. 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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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 티로시, 13일 '코리아갤러리위켄드' 방한 "한국작가들 예전보다 자유분방하고 욕망에 충실"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작가, 갤러리, 그리고 컬렉터.

'미술시장'을 형성하는 세 개의 축이다. 그 중에서도 컬렉터는 미술 작품에 가격을 매기는 가장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작품 한 점에 수천억원을 지르는, 예측 불가능하고 때로 '비이성적인' 가격을 만들어내는 것도 컬렉터다. 그들이 내는 돈에 따라 작품값이 매겨진다.

컬렉터는 또한 세계 미술계 경향을 읽을 수 있는 주요한 키워드다. 그들이 어떤 작가,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지에 따라 시장의 '유행'이 결정된다.

오는 13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는 '코리아갤러리위켄드'에 컬렉터를 포함한 세계적인 미술인들 30여명이 대거 방문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터파크씨어터 복합문화공간 네모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참석자 명단에는 이스라엘 슈퍼컬렉터이자 '티로시 델레온 컬렉션(Tiroche DeLeon Collection)' 설립자인 세르주 티로시(Serge Tiroche)도 이름을 올렸다.

티로시는 이스라엘의 명문 아트딜러 가문에서 태어나 컬렉터의 길을 걸었다. 1997년부터 10년 동안 시티그룹 디렉터로 일했고, 자산관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7년 금융권을 떠난 후 예술투자전문 금융자문회사인 'ST-ART'를 만들어 이스라엘 지역 작가들을 키웠고, '티로시 델레온 컬렉션'을 만들어 400여점의 작품을 수집해 왔다.

티로시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진 미술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 작가로는 강형구, 서도호, 양혜규, 이용백, 이세현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방한에 앞서 9일 티로시를 이메일 인터뷰로 먼저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르주 티로시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 News1

-컬렉터로서 느끼는 최근 세계 미술시장 동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세계 미술시장은 좀 더 신중해지는(Cautious) 분위기 입니다. 구매자들은 훨씬 더 까다로워지는(Selective) 것 같고요. 최근 홍콩과 런던에서 열린 경매를 보면 최고 수준의 명화들에 대한 경쟁은 엄청난 반면, 주요 작가의 작품이 아니거나 출처(Provenance), 즉 유통경로가 불분명한 작품들은 거의 판매가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대형 아트페어일수록 매출 성과는 커지고요.

-과거 인터뷰에서 티로시는 "여러 대륙의 작품을 고르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 어디서, 어떤 작품들을 구매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최근에는 영국 런던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아프리카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했습니다. 특히 '티로시 델레온 컬렉션' 소장용으로 로무알드 하주메(Romuald Hazoume)의 작품 2점을 수집했습니다. 하주메는 최근 런던 '옥토버 갤러리(October Gallery)'에서 '모든 동일한 배(All the same boat)'라는 주제로 유럽의 아프리카 난민 문제를 다룬 전시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는 지난 수십년 노예무역, 가솔린 밀수 등의 주제를 다뤄 온 작가의 작업 경향에서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었죠. 그러면서도 그의 작품에는 유머와 위트가 넘칩니다. 11월 런던 소더비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컬렉션' 일부로 그의 작품 몇 개가 경매에 출품될 예정입니다.

티로시가 소장한 로무알드 하주메 작품.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 News1

-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이 있다면요.
▶이 질문에는 답을 하기가 굉장히 어렵군요. 자식들 중에 누가 제일 좋으냐고 묻는 것과 같네요. 저는 좋아하는 작가가 많고, 최근 구매한 작품들은 모두 저를 반하게 만드는(Infatuated) 것들이었습니다.

-티로시는 이스라엘 아트딜러 가문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안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주세요.
▶우리 가문은 약 80년 동안 고미술 작품들을 수집해왔고 딜러로도 일을 해 왔습니다.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 뉴욕, 팜비치 등에 갤러리도 갖고 있었고요. 제 아버지는 198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인상주의와 모더니즘 회화 작품들을 취급하는 유명한 딜러였습니다. 1992년 이스라엘에 '티로시 경매회사(Tiroche Aution House)'를 열었는데, 지금도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경매회사죠. 저는 지난 25년간 현대미술 작품들을 수집해 왔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처음으로 예술가 양성과 관련된 재단을 설립하고, 예술가들을 위한 국제적인 레지던시(Residency)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 조카 오메르 티로시(Omer Tiroche) 역시 런던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갤러리스트입니다.

-티로시 델레온 컬렉션은 어떤 작품들을 갖고 있으며, 컬렉션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뭔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전세계 미술시장에서 현대미술 작품들을 찾고 있습니다. 유명 현대미술가는 물론, 국제적인 명성을 얻을만한 신진 작가들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날 우리들을 둘러싼 환경이나, 이 시대 문화적, 혹은 정치적인 이슈까지 깊게 파고드는 작가들을 주목합니다. 예술적 표현기법이 탁월하거나, 지역적인 스토리텔링이 눈에 띄는 작품들이죠. 여기에 지성, 혁신성 뿐만 아니라 시장성과 미래성까지 고려합니다. 결국 어떤 작품이 제 마음을 움직여 컬렉션을 하기까지는 매우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스라엘 작가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눈 여겨 봐야 할 이스라엘 작가들이 있다면요.
▶이스라엘에는 유망한 신진 작가들이 매우 많습니다. 상당수가 저의 인큐베이터 사이트(www.st-art.co.il)에도 올라와 있고요. 그 중에서도 마이클 플라트닉(Michel Platnic), 아미르 네이브(Amir Nave), 로이 하이페츠(Roey Heifetz)를 추천하고 싶군요. 네이브는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 아트페어 '피악'(FIAC·Foire Internationale d'Art Contemporain)의 콘티누아 갤러리(Continua Gallery) 부스에 출품될 거고요. 하이페츠는 11월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박물관(Israel Museum)에서 개인전이 예정돼 있습니다.

-강형구, 서도호, 양혜규 등 한국 작가들 작품도 많이 수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작품들의 어떤 면이 좋았는지, 또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서도호, 양혜규, 강형구 이 외에도 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인 이용백 작가 작품도 갖고 있고요. '붉은 산수화' 작가로 개성적인 화풍을 보여주는 이세현 작가 작품도 소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작가의 작품들이 매우 독특하면서도 세계 미술시장에서 공감대를 얻을 만한 무언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미술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좀 더 재능있고 새로운 작가들을 발견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티로시가 소장한 이세현 작가의 작품.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 News1

-'코리아갤러리위켄드' 같은 한국의 국제적인 미술 행사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가요.
▶네. 지난 몇 년간 한국에 여러 번 초청을 받긴 했었는데, 이번에 예술경영지원센터(KAMS)의 도움으로 한국 방문이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한국 미술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
▶서구 컬렉터로서 한국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주로 국제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한국 갤러리들을 통해 접해 왔습니다. 한국 미술에서는 미학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수준 높은(Mastery) 손재주가 돋보입니다. 다만 때때로, 특히 과거에는 예술이라기 보다는 디자인에 치중한 다소 장식적인(Decorative) 경향도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요. 하지만 최근의 경향을 보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특히 많은 작가들이 학습된 전통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분방해지고, 그들 고유의 경험이나 내적 욕망에 더욱 충실해진 것 같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제가 찾는 예술가들이 또한 그런 예술가들입니다.

-컬렉터로서 가장 중요하는 미술의 가치는 무엇입니까.
▶2007년 은행을 떠난 이후, 나의 비전은 미술품 수집에 대한 열정을 전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미술은 점점 더 자본과 결부되고 있고, 새로운 세대는 미술 작품의 투자 가치에 더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티로시 델레온 컬렉션'을 발전시켰습니다. 미술품 컬렉션의 실전과 동시에 장기 투자의 경험이 가능한 아트펀드로써의 첫번째 모델이라 할 수 있죠. 티로시 델레온 컬렉션은 예술가를 포함한 예술 생태계 전반을 지원하면서, 새로운 세대의 컬렉터들을 위해 미술 세계의 문을 활짝 열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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