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장례식장 찾은 경찰서장..강제부검 명분쌓기?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법률대리인이 경찰서로 찾아가겠다고 했는데도 경찰서장이 굳이 취재진이 있는 장례식장을 찾은데 대해 부검 명분쌓기용 '언론 플레이'라고 지적했다.
◇ "부검 협의하자"며 들어갔다 10분 만에 나와
현장에는 미리 소식을 듣고 달려온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려 있었다.
홍 서장은 이어 장례식장 건물 내 상담실로 들어가 이정일 변호사 등 유족 측 법률대리인단에 4차 협의 공문을 전달하고 10분간 면담한 뒤 나왔다.
유가족은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에는 절대 응할 수 없다며 나오지 않았고, 법률대리인 역시 특별히 협의할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
대리인들은 이 자리에서 부검 영장 전체 공개를 요청했으나 홍 서장은 개인 신상에 관련된 내용이 있어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들고 온 4차 공문은 부검 협의를 위해 대표자를 선정하고 협의 일시·장소를 통보해달라는 것으로 1~3차와 같다. 통보 시한은 사흘 뒤인 16일까지다.
홍 서장은 취재진에게 "영장 유효기간(25일)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협의에 적극 응해주실 것을, 그리고 다음 협의 일시를 정해줄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장 집행을 위해서라면 다시 올 의향이 있다"며 "저 아니고도 다른 분들이 오실 계획도 강구해보겠다"고 덧붙였다.
◇ 법률대리인 "굳이 오실 필요가…영장 집행 예고?"
유족 법률대리인단 조영선 변호사는 "보이는 모습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경찰서장님이 서류 하나 때문에 여기까지 올 필요가 있냐"며 "'유가족과 충분한 협의를 해야 한다'는 영장 집행 조건을 이행했다고 하기 위한 명분쌓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에(영장 일부 공개 당시) 종로서에서 온다고 했을 때도 우리가 간 적이 있지 않느냐"며 "이번에도 굳이 직접 오실 필요가 뭐가 있냐고 말했는데도 기어이 오셨다"고 덧붙였다.
투쟁본부 박석운 공동대표는 "한 손에 칼을 들고 협의를 하자는 경찰을 이해할 수 없다"며 "영장의 무리한 집행을 위한 명분쌓기용으로 온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서장이 방문하기 직전 백 씨의 장녀 백도라지 씨는 "살인범이 장례식장에 오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진정성을 보이고 싶다면 먼저 사과하고 영장을 철회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하지 않겠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언론 플레이'라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홍 서장은 "진정성을 갖고 왔으니 그런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면서 "계속 협의하겠다"고 해명했다.
[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ogeera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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