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故백남기 덮친 '빨간 우의', 민주노총 소속

윤준호 기자 입력 2016. 10. 1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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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우의 미스터리]당사자는 '침묵', 경찰은 '늑장발표', 검찰은 '신원미확인'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빨간 우의 미스터리]당사자는 '침묵', 경찰은 '늑장발표', 검찰은 '신원미확인']

고(故) 백남기씨 가격설 등 타살 의혹을 부른 이른바 '빨간 우비'(사진) 남성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집회 참가자로 밝혀졌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고(故) 백남기씨 타살 의혹을 부른 이른바 '빨간 우의' 남성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A씨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확인해 이미 지난해 12월 불법시위 혐의로 조사했지만 백씨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았다. 백씨 사망원인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은 A씨의 신원을 1년 가까이 경찰에 물어보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검찰은 물대포 외에 다른 사인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부검영장을 청구했다.

18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민중총궐기 당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씨 위로 넘어진 빨간 우의 남성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 지부 소속 집회 참가자 A씨로 드러났다.

A씨는 민중총궐기에서 백씨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질 때 주변에 함께 있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는 A씨가 백씨 옆을 주춤거리다 덩달아 물대포에 맞아 넘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먼저 쓰러진 백씨를 덮쳤다. 일각에서는 A씨가 백씨 가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른바 '백남기 가격설'이다.

백남기 가격설에서 시작한 논란은 백씨 사망 이후 타살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현재도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백씨가 물대포가 아닌 A씨 탓에 숨졌다는 추측이 끊이지 않는다.

경찰은 A씨 신원을 민중총궐기 이후 1년 가까이 함구하다가 "지난해 이미 인적사항을 파악해 조사까지 마쳤다"고 이달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뒤늦게 밝혔다.

경찰은 A씨를 집회시위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등 2가지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남기 가격설'에 해당하는 폭행 혐의 부분은 따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쓰러진 백씨와 관련한 내용은 검찰이 먼저 고발 접수한 사건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시 민중총궐기 불법시위 혐의 조사를 담당한 경찰관은 "백씨가 넘어진 곳에 있었던 집회 참가자 모두 일반교통방해 혐의에 해당하고 A씨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며 "A씨를 송치했지만 아직까지 검찰 처분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간의 관심 속에 A씨 본인도 생각이 많겠지만 타살이니 가격설이니 먼저 나서서 의혹을 풀려는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며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굳이 나설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때가 되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추측할 뿐"이라고 A씨가 침묵하는 이유를 예상했다.

백씨 사망 전부터 줄곧 세간의 입에 오르내린 A씨는 현재 백씨 부검영장을 둘러싼 논란에서 중심에 서 있다.

검찰이 지난달 법원에 낸 부검영장 청구서에는 '피의자'란에 '성명불상'이 적혔다. 누가 죽였는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빨간 우비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물대포가 아닌 또 다른 원인으로 백씨가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로 읽힐 수도 있다. 부검영장을 청구한 것 자체가 사인을 100% 확신할 수 없다는 검찰의 판단이 작용했다.

하지만 검찰은 사건 이후부터 지금까지 의혹이 일었던 빨간 우비 남성의 신원을 경찰에 따로 묻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면서 빨간 우비 남성의 신원 확인을 경찰에 요구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윤준호 기자 hi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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