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임원실까지 통유리로..'소통의 공간'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박영국 기자 2016. 10. 1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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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사옥 내 모든 사무실 벽이 통유리로 만들어져 시각적으로 개방돼 있다. 직원들은 개인 업무를 보다가도 의자만 돌리면 바로 회의 태세로 돌입할 수 있다. 공용공간 곳곳에 소통을 위한 장소가 마련돼 있고 심지어는 복도 난간도 기대서서 대화를 나누거나 수첩, 노트북 등을 펼칠 수 있도록 위쪽이 넓고 평평하게 만들어졌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첨단 IT기업의 사옥 얘기가 아니다. 전형적인 제조업종에 속해있는 한국타이어의 중앙연구소 테크노돔의 풍경이다.

18일 준공식을 가진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은 한마디로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화학재료들을 배합하고, 고무 인장강도를 테스트하고, 타이어 회전저항을 측정하는 각각의 개발 과정을 굳이 연구실 문을 열지 않고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은 이날 준공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테크노돔은 전문연구인력들이 스스로 일하는 방식을 혁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일하는 방식 혁신’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소통’이다. 소통은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의 핵심 테마이기도 하다.

회사 관계자는 “능동적이고 혁신적으로 일의 주체가 되는 한국타이어의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소통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판단 하에 연구원들이 서로 마주치고 교류하도록 정교하게 동선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은 외부에서 보면 거대한 돔 형태의 건물이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10개의 개별 건물이 조합된 형태다. 연구동 개념인 8개의 필러가 좌우로 4개씩 서로 마주보고 있고, 양쪽 끝으로는 직원들의 근무지원시설인 챔버가 들어서 있다.

각각의 건물들은 ‘더 아레나’로 불리는 중앙광장으로 연결되며, 1층은 물론 구름다리를 통해 2~4층에서도 쉽게 다른 건물로 이동할 수 있다. 중앙 아레나는 직원들이 편안하고 활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모든 시설에 지붕을 얹어 돔 형태를 만든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10개의 독립된 사무실과 실험실이 한 지붕 아래 위치하고 있는 ‘원 컴퍼니’ 콘셉트는 서로 다른 업무를 하지만 하나의 회사임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내부에 설치된 타이어 워크숍. 타이어 시편을 연구실에 가져올 필요 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한국타이어

테크노돔 내부를 둘러보는 도중 투명한 상자형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타이어 워크숍’이라 불리는 곳으로 타이어를 집중적으로 관찰하는 용도의 공간이다.

기존 연구소에서는 연구원들이 타이어 시편을 연구실로 가져오느라 번거로운 일이 많았지만, 타이어 워크숍을 설치함으로써 그런 번거로움 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타이어 워크숍 뿐 아니라 테크노돔 내부의 사무실과 실험실 대부분이 투명한 유리로 개방돼 있었다. 심지어는 임원실도 투명한 유리로 둘러싸여 있다고 한다. 이 같은 개방성은 임직원 상호간 소통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업무 몰입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도 있었다. 사무공간 내에 ‘포커스 박스’라 불리는 독립된 공간을 설치해 집중적으로 업무를 하거나 개인적인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미래 신기술 개발을 목표로 조성된 연구시설인 만큼 각종 첨단 연구장비들도 테크노돔 곳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위용을 뽐내는 건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였다. F1 머신과 대형 화면으로 구성된, 얼핏 보면 레이싱 게임기 같아 보이는 이 장비는 국내 타이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한국타이어만 보유한 최첨단 장비다.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가상의 테스트를 수행하고 테스트에서 발생하는 모든 특성 값을 디지털로 기록하는 방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는 차량과 트랙, 타이어 데이터를 입력해 어떤 상황에서 타이어에 하중이 많이 실리고 온도가 올라가는지 등 다양한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세계 최고 수준의 타이어 소음 테스트 실험실인 무향실, 타이어 외형을 측정하는 3D 스캐너, 친환경타이어 개발을 위한 타이어 회전저항 측정기 등 다양한 첨단 장비가 마련돼 있다.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내부 전경. 10개의 건물이 중앙광장으로 연결돼 있다.ⓒ한국타이어

임직원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각종 복지시설들도 마련돼 있다. 트레이너가 상주하는 피트니스 센터, 건강상담실인 웰니스센터, 심리치료실인 마인드 테라피, 한의원인 코리언 메디컬 케어룸 등이 임직원들의 건강을 지켜준다.

테크노돔 옆에 별도로 지어진 지상 7층, 지하 1층 규모의 레지던스 건물에는 미혼직원들을 위한 기숙사와 카페, 영화관, 운동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기숙사는 1인 1실의 원룸 형태로 300여개의 숙소가 마련돼 있어 테크노돔 전체 직원 중 미혼직원 수요를 충분히 수용하고도 남는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테크노돔에 전세계 기술 센터의 센트럴 허브 역할을 부여했다. 북미,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 기술 센터와 유기적인 협력을 펼치며 글로컬라이제션(Globalization+Localization) R&D 전략을 실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외부적으로는 신규 OE, RE타이어 개발을 진두지휘하면서 공장과 상품개발을 연결하며, 내부적으로는 재료를 개선하고 제품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 기능까지 담당하는 한국타이어의 혁신의 상징이자 글로벌 연구개발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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