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요란했던 노벨과학상 프로젝트

입력 2016. 10. 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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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인재 3000명 양성 하겠다”

2013년 야심찬 업무보고 헛구호

내년까지 노벨상에 도전하는 과학인재 3000명을 양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당초 목표와 달리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미래부는 지난 2013년초 첫 업무보고에서 ‘오는 2017년까지 기초과학연구원(IBS)에 세계 Top(상위) 1% 과학자 300명을 유치해 노벨상에 도전하는 글로벌 연구리더 3000명을 육성하겠다’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3년 6개월이 지난 올 10월 현재 목표대비 실적은 타 기관 소속 파견ㆍ겸직자, 학생연구원 등 소속에 관계없는 모든 상주인력을 포함해 2164명(72.1%)에 이른다고 미래부는 밝히고 있다.연구지원ㆍ경영지원ㆍ정책기획본부 같은 행정조직(123명)까지 모두 잠재적 노벨상 수상 후보로 포함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올 10월 말 현재 기초과학연구원에서 근무하는 순수 연구 인력은 1696명으로 목표대비 56.5%로 낮아진다.

미래부는 이에 대해 “발표당시에서 기초과학연구원의 상주인력을 3000명으로 늘리겠다는 의미로 기관 전체가 글로벌 연구리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라는 선언적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해외 거주 한국인 과학자를 포함해 세계 상위 1%에 드는 우수 과학자 300명을 유치하겠다던 계획도 올해 7월말 현재 53%인 160명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국내에서 활동한 한국인 과학자가 전체 75.6%인 121명을 차지했고 해외 인재 유치는 39명(재외한인 6명 포함)에 불과했다.

IBS 26개 연구단 중 319억원의 예산을 사용한 ‘액시온 및 극한 상호작용 연구단’에는 상위 1% 과학자가 단 한 명도 배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부에서 제시한 ‘세계 상위 1% 우수과학자 기준’은 분야별 피인용도 상위 1% 논문 및 저널(NSC 등) 주저자나 노벨상, 울프상, 래스커상 등 주요 과학상의 수상자로, 유치된 160명의 인재 가운데 주요과학상을 수상한 과학자는 ‘톰슨ㆍ로이터 인용상(톰슨·로이터사가 논문 인용빈도 상위 0.1% 이내인 우수 논문 저술자에게 주는 상)을 수상한 바 있는 유룡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장) 1명에 불과했다.

예산 집행에서의 문제점도 발견됐다.26개 연구단의 올해 예산집행률은 76.8%로 배정된 예산의 20%(500억원) 이상이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래부는 내년도 연구단 예산을 38억원이나 또 증액 신청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민경욱 의원(새누리당)은 “해외 주요 국가들도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목표를 높게 잡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실현 가능성과 예산 집행 과정에 문제는 없는 지 철저히 따져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상현 기자/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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