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늦는다고 연락해야"..김포공항역 사고승객 가슴아픈 마지막말
김포공항역 사고와 관련해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해 보면 김 씨가 그토록 스크린도어를 열려고 했던 이유가 회사 출근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더하고있다.
인터넷 SNS 등에는 "정말 서글프네요. 한치앞도 모르고 얼마나 사는게 힘들면 아파 죽어가면서 한 말이 회사 늦는다고 전화한다 했을까? 아! 왜 이렇게 눈물이날까?" "회사에 얽매인 전형적인 현대 직장인의 삶을 살다가 마지막 유언이...슬프네.."라는 애도의 말들이 올라오고있다.
우선 사고 승객이 당시 열차 안에서 닫힌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을 강제로 열려고 했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오면서 사고경위가 조금씩 드러나고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같은 전동차에 타고 있던 한 여성 목격자는 피해자가 열차 문과 안전문이 닫힌 상황에서 초인종 인터폰으로 추정되는 곳에 "문을 열어달라"고 4~5차례 정도 외친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당시 기관사가 인터폰으로 '출입문을 열어주세요'라고 통화했던 신원미상의 승객이 피해자였던 것으로 나타난다.
목격자는 이어 "이후 출입문이 열렸지만, 안전문은 열리지 않은 상태였는데, 피해자가 닫혀 있는 스크린도어를 손으로 열려고 시도했으나 열리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30초 가량이 지나자 전동차 문이 닫혔고, 피해자가 출입문과 안전문 사이에 끼어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이는 기관사가 당시 인터폰 통화에 따라 열차 출입문을 약 27초간 개방한 후 닫았다는 진술과 일치한다.
하지만 이때 스크린도어는 열리지 않은 상태였고 다급하게 스크린도어를 강제로 열려고 시도하던 피해자가 전동차 문이 닫히면서 안전문 사이에 끼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김씨는 왜 그렇게 스크린도어를 열려고 했을까.
김씨는 사고 당일 인천공항 인근에 있는 직장으로 오전 8시30분까지 출근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공항역은 인천공항역으로 가기 위해 열차를 갈아타는 환승역이었고 사고 발생 시간인 오전 7시20분 안팎은출근에 빠듯한 시간대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김씨는 의식을 잃기 전 현장에 도착한 역무원에게 "회사에 늦는다고 연락해야 하니 휴대전화를 찾아달라"고 말했다.
목숨이 위독 상황에서도 회사를 걱정하며 강한 책임감을 드러낸 그의 마지막 말 때문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또 '물을 달라', '가슴이 아프다'고도 말했는데 처음에 김씨는 의식이 있었지지만 곧 의식을 잃었고 119 구조대에 의해 고양시의 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부검 결과 김씨의 잠정 사인은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당시 이미 늑골 수대와 양팔 등이 골절되는 등 위독한 상태였음에도 회사 출근을 걱정하고 있던 것이다.
그의 회사 동료들은 '누구보다 애사심이 강하고 맏형 같이 동료들을 챙겨줬다'고 전하고있다.
서둘러 출근하던 30대 직장인, 급한 마음에 스크린도어를 열려다가 출입문 사이에 끼이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회사에 늦는다고 전화해야한다며 걱정한 가슴아픈 우리의 자화상이어서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고있다.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사고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다시는 이런 가슴아픈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토록 대책마련이 절실한 이유이다.
[CBS노컷뉴스 황명문 기자] h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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