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독일 유령회사 청산' 현지로펌에 의뢰

이지용,연규욱 입력 2016. 10. 2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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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덱설립·호텔인수 주도했던 박모 변호사 주도 정황청담동 국내 '유령회사' 사무실선 문서 대량 파쇄 흔적

현 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의혹 핵심에 있는 독일 현지 회사들을 청산하는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씨는 검찰수사가 본격화되자 본인 소유의 서울 신사동 소재 빌딩에서 짐을 빼고 각종 문서를 폐기하는 등의 정황이 본지 취재로 포착돼 독일 현지에서도 서둘러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지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 씨는 최근 독일 현지에 설립한 더 블루K 유한회사와 비덱에 대해 “이른 시일내 청산해 달라”고 현지 로펌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회사들은 K스포츠재단, 미르재단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 몸처럼 움직인 의혹이 포착된 곳들이다.

현재 최씨의 요청을 받아 법인 청산작업을 진행 중인 로펌은 비덱의 전신인 코어스포츠 대표이사로 일했고, 지난 20일 더 블루K의 새로운 대표이사가 된 박모 변호사가 일하는 곳이다.

독일 명문 퀼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박 변호사는 같은 대학교에서 법학 박사학위까지 수여하면서 오랜 기간 독일에서 머물렀고, 상법 회사법 외국인법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지난해 8월25일 비덱의 전신인 코어 스포츠 인터내셔널 대표이사를 맡아오다 그해 11월 최씨 모녀에게 지분을 넘기고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나 최씨의 현지 ‘유령회사’ 운영의 키맨으로 꼽히고 있다. 비덱과 ‘The Blue K’가 사실상 같은 회사인 점을 고려한다면 박씨는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 운영에 오래 전부터 깊이 관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변호사는 또 최씨가 독일 현지에서 호텔을 인수했을 당시 독일어 계약서 작성을 대리해주기도 했다.

소식통은 “최씨가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 박변호사에게 회사 청산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이미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변호사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고객 업무와 관련된 일은 변호사법으로 기밀 누설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변호사로서 고객과 관련한 일은 어떤 이유에서도 발설할 수 없다”며 일체 입을 열지 않았다. 실제 최씨와 최씨 딸 정유라씨 소유의 비덱 전 지분이 지난 18일 정씨의 승마 코치였던 그리스티앙 캄플라데로 넘어갔다. 비덱은 K스포츠재단을 통해 국내 대기업에게 80억원 투자를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이다.

최씨 소유 서울 청담동 더블루K 국내 법인 사무실도 일찌감치 증거인멸에 착수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건물을 관리하는 한 관계자는 “사무실이 비워지기 직전 한때 더블루케이 사무실에서 2~3일에 한번씩 대량의 종이를 파쇄한 쓰레기 나왔다”며 “8월 말 이후 종이 파쇄 쓰레기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용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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