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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불법약품 '마리화나 기름'으로 딸을 살려야 합니다

김동환 입력 2016. 10. 25. 10:03 수정 2016. 10. 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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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살리려 불법으로 규정된 마리화나 기름을 약으로 쓰게 해 달라는 호주 남성의 호소가 네티즌 마음을 울리고 있다. 목적은 정당하나, 수단이 불법이라 그가 소원을 이루기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

지난 24일(현지시간) 호주 선샤인 코스트 데일리 등 외신들에 따르면 퀸즐랜드주에 사는 스티브 픽의 딸 수리(8)는 신경발작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수리는 입원 전 약 2년간 마리화나 기름을 약으로 써왔다. 진통제인 셈이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어떤 때는 100회 가깝게 발작하는 딸을 진정시키려 스티브는 마리화나 기름을 약으로 사용했다. 다행히도 그때마다 수리는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상태가 나빠진 수리가 병원 신세를 지게 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호주 의료당국은 마리화나 기름을 약으로 쓰는 행위를 금지한다. 불법이다. 마리화나 기름을 쓰지 못하면 수리의 고통은 더욱 심해진다. 죽으라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스티브는 “치료와 관련해 구체화된 내용이 없다”며 “기간이 하루가 될지 몇 년이 될지 저 사람들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딸은 18개월간 마리화나 기름을 약으로 써오면서도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다”며 “우리가 죽이고 있다는 그 아이는 도대체 누구냐”고 되물었다.

화학치료 중인 수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병원 약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겼던 딸에게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스티브가 기를 쓰고 마리화나 기름을 병원에 들여오려는 이유다.



스티브가 퀸즐랜드주 하원에도 마리화나 기름 합법화를 호소한 가운데 많은 사회단체가 그를 뒤에서 응원하고 있다.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딸을 살리려는 스티브의 마음을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정말 웃긴 일”이라며 “소녀는 무기력하게 방치되었고, 아버지만이 그런 딸을 살리려 고군분투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티브와 같은 처지라면 누구도 다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호주 선샤인코스트데일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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