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獨유령회사 더 있다

연규욱 2016. 10. 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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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루K 현지법인 설립 '키맨' 독일 현지인, 4개 업체 대표 맡은 것 확인

‘비선의혹’ 중심에선 최순실씨와 관련된 독일 현지 유령회사가 비덱스포츠와 더블루K외에도 여러개 있는 정황이 매일경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더블루K 임시대표를 맡았던 독일 현지인 명의 회사가 추가로 나왔고, 일부회사는 더블루K 산하로 편입된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최씨가 독일에 세운 업체들을 통해 자금세탁을 했거나, 이들 유령업체에 정체불명의 국내자금이 흘러들어갔을 것이라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6일 매일경제가 독일인 디르크 발라(45)씨가 관여하고 있는 독일 현지업체들의 기업보고서를 조회한 결과 발라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업체 4곳이 추가로 확인됐다. 발라씨는 지난 2월29일 최씨가 설립한 더블루K에서 한달후인 3월 24일부터 일시적으로 이 업체 대표이사로 등재된 인물이다.

최씨의 독일 현지업체 설립 초기부터 도움을 준 ‘키맨’인 셈이다. 이후 더블루K 대표는 최씨 측근 고영태씨→ 청산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박승관 변호사(10월20일)→고영태씨(10월25일)로 몇차례 바뀌었다.

독일기업정보 사이트 ‘피르멘비센’에 따르면 발라씨가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현지업체는 전기통신 서비스업체인 ‘ITK 그룹’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업체 ‘코뮬러스(Comulus AG)’ 통신기술부품 유통업체‘ WTG’ IT컨설팅업체 ‘코뮬라(Comula)’ 등 모두 4곳이다.

4개가 모두 발라씨가 대표인 것은 물론 최대 주주이거나 지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ITK 그룹과 코뮬라는 비덱과 마찬가지로 직원이 단 두 명 뿐이다. 또 사업목적에 IT분야를 기재해놨지만 기업정보상 특별히 매출이 발생한 기록이 없어 사실상 유령회사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 2월 22일 설립된 코뮬라는 최씨 자금세탁 창구로 의심받고 있는 더블루K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발라씨와 더불어 코뮬라의 공동대표로 등재된 해리 쿠처(65)씨는 발라씨가 더블루K의 대표이사에 오른날에 더블루K의 업무대리인으로 선임됐다.

특히 코뮬라는 지난 3월24일 더블루K의 법인등록과 동시에 ‘더블루K 베를린 지사’로 편입됐다. 설립된 지 한달 만에 더블루K의 일부가 돼 ‘한몸’ 처럼 움직이는 최순실씨 관련 기업군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다.

한 현지 법률관계자는 “더블루K 대표직을 수행하는 발라씨가 회사로 들어오는 자금을 역시 본인이 대표로 있는 베를린 독립지사(zweigniederlassung)로 보낼 수 있는 ‘합법적인 구조’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코뮬라등 발라씨의 3개 업체가 모두 동일한 전기통신 및 IT 분야라는 점도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업체간 상업적인 거래를 위장해 자금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최씨뿐만 아니라 유럽의 다수 기업들도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이런 방식으로 자금을 주고 받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독일 슈미텐 지역 언론 타우누스 차이퉁은 “비덱스포츠 산하에 14개의 업체가 더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본지 취재에선 4곳의 의심업체들이 드러났지만 이 곳들 외에 훨씬 많은 최씨와 관련된 현지 법인들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최씨측이 속속 이런 유령회사들 정리에 착수했다는 점이다. 특히 현지 자금세탁 의혹의 중심에 있는 비덱스포츠와 더블루K는 정리를 위한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씨의 독일 현지 변호사가 청산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는 또다시 대표이사를 변경등록했다.

매일경제 확인 결과 25일 현재 더블루K의 대표이사는 고영태씨, 업무대리인은 박재희씨로 변경됐다. 지난 20일 박 변호사로 대표이사가 바뀐 지 닷새만에 또다시 고씨가 대표이사로 재등장한 것이다. 업무대리인으로 나와있는 박씨는 더블루K의 ‘쌍둥이 회사’인 비덱스포츠 산하 비덱 호텔에서 매니저 역할을 했던 핵심 인물이다.

비덱스포츠 지분 이동도 복잡하다. 26일 비덱스포츠의 기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최씨 모녀가 다시 지분 전부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정유라씨 독일 현지 승마 코치였던 크리스티앙 캄플라데가 모든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약 일주일만에 주인이 원상태로 되돌아간 것이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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