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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용어 사전..오방낭·팔선녀·영생교

나연수 입력 2016. 10. 2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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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의 가장 특이한 점은 정치와 권력의 최상부, 청와대와 비선 실세를 둘러싼 의혹들이 전혀 '정치적이지 않은' 단서들로 풀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뉴스를 뒤엎은 단어들은 정말이지 낯설고 해괴하기까지 한데요,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오방낭',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에 들어 있던 파일 이름이었습니다.

오방낭은 동양의 '오행사상'을 담은 흑, 백, 청, 홍, 황 오방색으로 장식한 주머니입니다.

각각의 색깔이 동서남북과 중앙, 5개 방위와 함께 나무, 물, 금, 불, 흙 우주 만물을 상징합니다.

지난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당시 '희망이 열리는 나무' 제막식 행사에 등장했던 게 바로 오방낭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예전부터 '우주', '혼', '기운'과 같은 동양적이고 주술적 의미의 단어를 자주 언급해왔습니다.

독특한 비유다, 라고만 여겼는데 취임식 행사가 음양오행설에 기반한 주술적인 관점에서 기획됐다면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기 때문에 '오방낭'이라는 단어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담인데요, 취임식 행사에 등장한 오방낭은 전통적인 색의 위치가 틀렸다고 하네요.

보시다시피 오방의 배치가 달라지면서 상생이 아닌 상극을 뜻하게 돼 액운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일부 전통 공예가들 사이에 돌고 있다고 합니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심지어 비밀 모임인 팔선녀를 이용해 막후에서 국정개입은 물론이거니와 재계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어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추미애 대표는 '팔선녀'라는 단어를 언급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동안 특정 종교를 기반으로 구성된 '팔선녀'라는 조직이 있고 최순실 씨가 이 조직을 지휘하며 국정과 재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최 씨를 중심으로 여성 기업인, 재력가, 현직 고위 관료의 부인, 전직 금융계 인사의 부인, 사정기관 핵심 인사의 부인 등 8인의 여성이 모여 안보와 경제 등 국정 전반을 주물렀다는 설인데요.

구성원이 8명이라 '팔선녀'다, 모임 장소가 서울 시내 호텔 중식당인 '팔선'이다, 각종 억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구성원으로 회자 되는 당사자들은 "최 씨를 만난 적도 없고, 그런 모임 자체를 알지도 못한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평범하지 않은 우정을 이해하려면 결국 최 씨의 부친이자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알려진 최태민 씨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요.

여기서 등장하는 단어가 '영생교'입니다.

영생교는 최태민 씨가 1970년대 불교와 기독교, 천도교를 종합해 만든 종교입니다.

교주인 최 씨는 스스로를 미륵이나 단군, 태자마마 등으로 칭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는데요.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문제의 재단 두 곳 역시, 최태민 씨 부녀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지원 /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도 연결시키면 미륵이라 한다고 합니다. 지금 상황은 박근혜 대통령께서 최태민, 최순실의 사교에 씌어서 이런 일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전국민이 '오방낭', '주술', '팔선녀' 같은 단어를 뉴스에서 보고 있다니 기분이 묘합니다.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은 사이' 정도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연일 터지니, 국민들의 '허탈감'도 수직 상승하는 것 같습니다.

나연수[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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