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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차은택 측 "광고사 넘겨라, 안 그러면 세무조사"

유희곤·구교형 기자 입력 2016. 10. 28. 05:59 수정 2016. 10. 2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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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대기업 계열 광고회사’ 인수업체 ‘강탈’ 시도…대표에게 “묻어버리겠다” 협박도

박근혜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씨(47) 측근들이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업체에 지분 80%를 매각하라고 압박한 사실이 경향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들은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해당 업체는 물론 광고주까지 세무조사를 하고 대표이사를 “묻어버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차씨 측근인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차관급)도 이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60) 인맥의 국정농단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민간 중소기업을 겁박해 이권을 챙기려 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27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녹취록을 보면 송 원장은 지난해 6월15일 중소 광고업체 ㄱ사 대표 ㄴ씨를 만나 “포레카 지분 80%를 ‘그들’에게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포레카는 포스코가 지분 100%를 보유한 종합 광고대행사로 연 매출이 500억원 안팎에 이른다. 포스코는 2014년 포레카 매각을 추진했고 ㄱ사는 같은 해 12월29일 롯데그룹 계열사인 ‘엠허브’와 함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듬해 3월부터 김홍탁 더플레이그라운드 대표, 모스코스 이사 김모씨, 포레카 대표인 또 다른 김모씨 등은 ㄱ사에 “포레카 인수 후 지분 80%를 넘기라”고 압박하기 시작했다.

ㄱ사는 지난해 6월11일 포스코와 포레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자 6월15일 ㄴ씨를 만난 송 원장은 “그들은 (ㄱ사가) 안되게 하는 방법이 100가지는 더 있거든”이라며 “예를 들어서 현재 광고주 있지. 거기다 다 세무조사를 때릴 수 있어요. 안되게 하는 방법은 108가지도 넘어요”라고 압박했다.

차씨 측근들의 ㄱ사 강제 매입 시도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에 앞서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이뤄졌다. 송 원장은 “그들의 큰 로드맵은 무슨 재단이 있는데 기업이 많이 있다. 광고주를 다 이끌어서 광고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는 게 그들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송 원장은 “알려고 하지 말라”며 배후가 있다는 점도 수차례 암시했다.

송 원장은 경향신문이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도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홍탁 대표는 “ㄴ씨를 한 번 만난 사실이 있지만 협상에 개입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일의 진행과정도 모른다”고 밝혔다.

<유희곤·구교형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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