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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록 뒤져보니..대통령이 말하면 '최순실 사업'으로

김태은 기자 입력 2016. 11. 03.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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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면서 국정운영 과정에서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의 '말'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바람 페스티벌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전경련을 통해 기업에 행사를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팔비틀기'가 이때부터 본격화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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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미르재단 설립 두달 전 전통문화 강조..예산낭비 사례로 평창올림픽 지목 후 더블루케이 사업 뛰어들어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the300]미르재단 설립 두달 전 전통문화 강조…예산낭비 사례로 평창올림픽 지목 후 더블루케이 사업 뛰어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주 지진과 관련해 "이번 지진을 거울 삼아 원자력발전소, 방폐장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지진 방재 대책을 전면 재점검함으로써 앞으로 혹시 발생할지 모를 더 큰 규모의 지진에도 철저히 대비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 2016.9.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면서 국정운영 과정에서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의 '말'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최고 정책심의기관인 국무회의마저 최씨의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무총리실에서 제출받은 국무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올들어 세 번째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사업을 언급한 박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다. 정부의 '부정부패 4대 백신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예산낭비 사례가 없도록 각 부처의 관리감독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꺼낸 말이다. 박 대통령은 총 4개 분야 16개 항목 중 평창올림픽을 지목해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꼼꼼하게 따질 것"을 당부했다.

이 국무회의가 열린 날은 지난 1월 19일. 평창올림픽 관련 이권을 노리고 1월 12일 급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최씨의 더블루케이가 설립된 지 1주일 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블루케이는 스포스시설 전문 건설사인 누슬리를 앞세워 평창올림픽 관련 시설공사에 뛰어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누슬리가 보유한 공법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며 설계 도면 변경을 통해서라도 누슬리의 입찰을 밀어부치려했다는 정황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박 대통령의 발언 후 각 부처의 '구두보고 및 협조사항' 순서에서 김종덕 당시 문체부 장관은 "남은 기간 동안 차질없이 준비해 평창 동계올림픽 사전 점검 및 대회 붐업의 기회로 만들겠다"며 평창올림픽 사업에 대한 박 대통령의 관심에 부응한 것으로 확인된다.

미르재단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코리아에이드' 사업도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으로 탄력을 받는다. 지난 6월 21일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에 발족한 코리아에이드가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마음을 나누고 그들의 어려움을 조금씩 도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확대발전될 수 있도록 각별하게 관리해 주시기 바란다"며 코리아에이드 사업의 확대를 주문했다. 약 두 달 후인 8월 30일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코리아에이드 관련 사업에 143억6000만원을 추가로 배정하는 등 편법 예산지원이 이뤄졌다. 또한 코리아에이드 사업 예산이 올해 50억1000만원에서 내년도 14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 편성됐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휴가 때 읽었던 책을 소개하고 그 직후 문화재단 미르가 설립된 연관성에도 새삼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 4일 국무회의에서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2013)'의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은 한국이 시대착오적인 약소국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찬란한 한국 전통 유산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전통문화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과 정체성을 먼저 확립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이런 것들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이제 우리 문화와 전통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과 그것을 재발견하고 잘 되살리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나온 지 두 달여 후인 10월 27일 미르재단이 설립됐다. 이 과정에서 안종범 전 수석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대기업들로부터 수백억원의 재단 출연금을 모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을 최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모두 대통령이 지시해 한 일"이라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져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 설립에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8월 4일 국무회의에서는 박 대통령이 젼경련 주최 행사인 '광복70주년 신바람 페스티벌'에 대한 각 부처의 지원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대기업들이 광복 70주년 기념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전국 7개권역에서 대규모 불꽃 축제, 콘서트 등을 개최할 예정인데 민간 행사가 차질없이 치러질 수 있도록 지자체, 경찰, 소방 등 관련 기관이 충분히 행정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행자부에서 준비를 잘하고 있는 지" 확인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번에 기업들이 정부 시책에 호응해서 전국 7개 권역에서 대규모 광복 70주년 기념 축제를 열고, 코리아 그랜드 세일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기 때문에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하는 경제 살리기에 일대 전환점으로 꼭 만들어나가야 하겠다"고 신신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바람 페스티벌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전경련을 통해 기업에 행사를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팔비틀기'가 이때부터 본격화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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